"엄마 치아 색이 이상해요" 아이 10명 중 1명이 겪는 '이것'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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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앞니 저광화 치아 바로 알기

아이들은 만 6세쯤이면 첫 번째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기 시작한다. 평생 가는 건강 자산인 만큼 부모의 세심한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아이에게 흔한 치과 질환으로 부정교합이나 치아우식증(충치)을 떠올리지만, 생소한 '저광화 치아'도 10명 중 1명에게 나타날 만큼 환자가 많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어금니-앞니 저광화’는 전신적인 원인으로 영구치 가운데 큰 어금니(대구치)나 앞니(전치)가 부분적으로 덜 단단하게 만들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호흡기 질환과 고열을 동반한 유년기 질환, 항생제 복용, 임신 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대 스웨덴에서 처음 보고됐지만, 치과계에서 명칭을 정의한 건 2001년으로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금니-앞니 저광화 치아 발생 유병률은 6~13.8%으로 10명 중 1명에게서 저광화 치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어금니-앞니 저광화(MIH)를 보이는 치아 사진(빨간색 원), 주변 치아와 색이 다르다. 광주미르치과병원
 


어금니-앞니 저광화일 땐 맹출한 어금니나 앞니 치아의 일부분이 노란색, 혹은 갈색( 사진)으로 변한다. 단단해야 할 치아 바깥쪽 법랑질이 약해지고 푸석푸석 해지면서 다른 치아보다 충치가 잘 발생하고 압력·열에 민감해진다. 저광화 치아를 갖는 아이의 치과 치료 횟수가 건강한 아이보다 10배나 많다는 연구도 있다.

광주미르치과병원 소아치과 김병기 원장(소아치과 전문의)은 "치과 치료가 무서워 치아 변화를 숨기다가 이가 깨지거나 염증이 심해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며 "조기 치료, 관리가 중요한 만큼 아이의 치아 색이 이상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부모가 함께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어금니-앞니 저광화 치아는 초기 불소 도포를 하면 약한 치아 표면이 단단해지고 치아 민감도 역시 낮출 수 있다. 의사와 상의 후 고농도 불소를 함유한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단백질 성분인 CPP-ACP(casein phosphopepetide-amorphous calcium phosphate)가 함유된 크림을 가정에서 치아에 발라 주는 것도 좋다.
 

광주미르치과병원 소아치과 김병기 원장

치아가 썩거나 부분적으로 깨져 나간 경우라면 레진치료가 필요하다. 손상 범위가 광범위하거나 깨져나간 부분이 커 치아 모양을 상실한 경우에는 치아 전체를 씌우는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 치아 민감도에 따라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하기도 한다.  


김병기 원장은 "자라는 아이들의 경우, 치아의 위치가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지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금니와 같은 보철 수복은 추천되지 않는다"며 "대신 ‘은니’라고 부르는 잇몸 아래에 위치한 치아의 머리 부분까지 전부 감싸줄 수 있는 기성품을 씌운 후 필요에 따라 성인용 크라운으로 대체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어금니-앞니 저광화 치아를 지닌 어린이들은 올바른 칫솔질과 식습관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충치가 없어도 적어도 6개월에 한 번 이상 치과에 방문해 치아 상태를 검사하고, 불소도포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치아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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