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생물학적 나이로 35세를 넘어 임신을 하면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 등 다양한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척추 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40대에 들어서면 특히 허리 인대·근육이 약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임신으로 체중이 10㎏이상 증가해 척추에 부담을 준다. 무거운 배를 지탱하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힌 채로 생활하면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과도한 압박이 전달돼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으로 연골·힘줄·인대·관절 등을 부드럽게해 출산에 도움을 주는 릴렉신 호르몬 분비로 요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조직이 느슨해지면서 허리·관절 통증을 유발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고 요통을 달고 사는 여성이라면 더 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40세 이후에 임신을 계획한다면 허리 건강에 적극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임신 기간동안 크고작은 허리 통증은 침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임산부 10명중 7명은 임신기간 동안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 침치료는 전신에 작용하는 약 복용과 달리 상대적으로 태아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아 안전하게 통증을 없앨 수 있다. 실제 2019년 자생한반병원 척추관절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는 조산·사산·유산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 즉각적으로 통증을 줄여주면서 신진대사를 도와 전반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임신 중기와 후기에는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지켜야 한다.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물건을 집을 때는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구부려 집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체중이 급격히 불어난 만큼 식단에 신경 써 체중 관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50대도 건강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이를 위한 꼼꼼한 준비와 대비는 필수다. 허리가 약한 예비 엄마들이여 허리만큼은 평소에 관리를 철저히 하자. 엄마가 건강해야 태아도 건강하다.
광주자생한방병원 염승철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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