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령 임신…제대로 준비해야 허리 건강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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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본 여성학개론 #13

고령 산모의 출산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최근엔 국내에서 50대 여성이 얼리지 않은 자기 난자로 임신·출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변화된 모습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생 통계에 따르면 전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40대만 출산율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문제는 생물학적 나이로 35세를 넘어 임신을 하면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 등 다양한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척추 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40대에 들어서면 특히 허리 인대·근육이 약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임신으로 체중이 10㎏이상 증가해 척추에 부담을 준다. 무거운 배를 지탱하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힌 채로 생활하면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과도한 압박이 전달돼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으로 연골·힘줄·인대·관절 등을 부드럽게해 출산에 도움을 주는 릴렉신 호르몬 분비로 요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조직이 느슨해지면서 허리·관절 통증을 유발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고 요통을 달고 사는 여성이라면 더 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40세 이후에 임신을 계획한다면 허리 건강에 적극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광주자생한방병원 염승철 병원장 

임신 전부터 요가·걷기 등 허리 근력 향상에 효과적인 운동을 꾸준히 실시한다. 또 요통의 근본 원인인 척추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틀어진 척추와 주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면서 추나요법으로 척추 균형을 맞춰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면 임신으로 점차 커지는 태아를 건강하게 떠받칠 수 있다. 

임신 기간동안 크고작은 허리 통증은 침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임산부 10명중 7명은 임신기간 동안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 침치료는 전신에 작용하는 약 복용과 달리 상대적으로 태아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아 안전하게 통증을 없앨 수 있다. 실제 2019년 자생한반병원 척추관절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는 조산·사산·유산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 즉각적으로 통증을 줄여주면서 신진대사를 도와 전반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임신 중기와 후기에는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지켜야 한다.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물건을 집을 때는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구부려 집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체중이 급격히 불어난 만큼 식단에 신경 써 체중 관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50대도 건강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이를 위한 꼼꼼한 준비와 대비는 필수다. 허리가 약한 예비 엄마들이여 허리만큼은 평소에 관리를 철저히 하자. 엄마가 건강해야 태아도 건강하다.

광주자생한방병원 염승철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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