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흡연 시작해 40세 금연해도 폐암 안심 못 해

인쇄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 20년 정도 간격, 40대부터 매년 정기검진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폐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23.5%로 알려져 있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하직환 교수는 “다행히 최근 폐암 치료에 표적 항암 치료나 면역 항암 치료 등 새로운 항암 전략이 적용되면서 치료가 진일보하고 있다"며 "금연을 통한 예방과 조기 검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고 말했다.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한다. 폐 자체에 발생하면 ‘원발성 폐암’,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발생한 암은 ‘전이성 폐암’이라고 한다. 또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하는데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은 흡연이다. 약 85%는 흡연이 원인으로 보고된다. 간접흡연도 포함된다. 직접흡연은 폐암 발생 위험을 13배, 장기간 간접흡연은 1.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의 양과 기간도 폐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여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은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다. 간접흡연과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주방 내 유해연기, 방사성 유해물질 노출, 노령화에 따른 암 발병 자체의 증가 등이 요인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석면, 비소, 크롬 등의 위험요인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공기 중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방사성 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 폐암 가족력이 있는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생한다.

하직환 교수는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에는 20년 정도의 간격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만약 20세에 흡연을 시작해 40세에 금연하더라도 60세 이후 폐암 발병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우리나라는 70세 이후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폐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발생한 폐암 환자는 10만2843명으로 처음 10만 명을 넘었다. 2012년 6만4377명과 비교하면 8년간 59.3% 늘었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발견이 쉽지 않다. 폐암 환자 중 평균 5~15%만이 무증상일 때 진단을 받는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자각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 객혈,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다. 또 성대마비에 의한 쉰 목소리, 안면 또는 상지부종, 삼킴 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흉곽 외 전이 증상으로 뇌전이에 의한 두통과 신경 증상, 골전이에 의한 골 통증과 병적 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 비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식욕부진, 허약감, 권태, 피로 등이 있다.

하 교수는 “폐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55세 이상 인구 중 30년 이상 매일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운 ‘고위험군’에게 우선적으로 매년 저선량 CT 촬영을 권하고 있다”며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최근 비흡연자에게서도 폐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저선량 CT 촬영을 통한 검진을 추천한다. 폐암 역시 조기 발견할 경우 완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폐암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흡연하지 않는 것이다. 담배를 아예 피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흡연자는 지금부터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 오염된 공기, 미세먼지, 석면, 비소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폐암 유발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외출이나 작업을 할 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 교수는 “폐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연을 통한 예방과 함께 저선량 CT 촬영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40세 이후 매년 정기검진을 받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저선량 CT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