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성공률 98%인데 몰라서 방치하는 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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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치료해야 간암·간경변 악화 막아…40세 이상이면 검사 필요

C형 간염은 무관심이 키우는 병이다. 간은 통증에 둔감하다. 절반 이상이 망가져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모르고 지내다 뒤늦게 간경변·간암으로 악화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C형 간염 검사는 아직까지 국가건강검진 대상 항목이 아니다. 예방백신도 없어 미리 대응하기도 힘들다. 세계 간염의 날(7월 28일)을 앞두고 C형 간염에 대해 알아봤다.

간을 파괴하는 C형 간염은 초기 발견·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B형 간염보다 유병률은 낮지만 일단 감염되면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악화한다. 이중 40%는 간경변증·간암 등으로 진행한다. 초기 진료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간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국내 간암 환자 10명 중 1~2명은 C형 간염을 앓다가 간암으로 악화한다는 보고도 있다. 


안타깝게도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어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무심코 돌려쓰기 쉬운 면도기·칫솔·손톱깍기 등을 사용하다 감염된다.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침·주삿바늘로 치료하거나 문신·피어싱·반영구 화장을 받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도 한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약 1%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마른 덤불 아래 숨겨진 불씨’와 같다. 별다른 증상도 없이 20~30여년에 걸쳐 소리 없이 세력을 넓혀가다가 어느 순간 불길이 치솟으면서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한다. 어느 날 갑자기 간암에 걸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악수·식사 등 일상적 접촉으로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전염되지 않는다.

치료는 먹는 약으로 한다. C형 간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치료 성공률도 98% 이상으로 매우 높다. C형 간염의 유전자형과 상관없이 치료할 수 있는 약(마비렛)이 나오면서 C형 간염 치료 환경이 바뀌었다. 치료기간도 8~12주로 짧다.

다만 간이 딱딱해지는 간 섬유화로 진행하기 전에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좋다. 간경변증 환자나 인터페론 치료 실패를 경험한 환자도 투약기간 조정을 통해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하일 교수는 “C형 간염 치료 효과가 우수한 약이 나오면서 C형 간염 진단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형 간염은 간단한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건강검진을 받아도 이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국가건강검진 대상이 아니고, 일부 고가의 건강검진을 제외하고 기본 검진엔 C형 간염 항목이 포함돼 있지 않다. 김하일 교수는 “40세 이상 성인은 한 번 쯤 C형 간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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