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현상 탓 폭염 이어져…유소아는 성인보다 열에 더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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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마르지 않아도 물 마셔야

지금보다 앞으로 더 더워질 것이라는 예보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한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heat dome)’이 원인이다. 기록적인 폭염 속 나와 아이 모두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부터는 열돔 현상으로 낮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열돔 현상은 지상 5~7㎞ 높이의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어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열돔 현상이 나타나면 예년보다 5~10도 이상 기온이 높은 날이 며칠간 지속된다.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한국에서도 열돔 현상이 원인이었다. 당시 전국 폭염 일수는 31.4일을 기록했고 48명이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다. 


바람이 없고 습도가 높은 후텁지근한 날에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더 덥게 느껴진다. 온열 질환은 열 스트레스로 체온이 올라갈 때 발생한다. 특히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은 유소아는 체중당 체표면적비가 높아 열이 몸 밖으로 잘 배출하지 못한다. 생리적 적응 능력도 떨어져 열에 더 취약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는 “더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중심체온이 40도까지 상승하면서 손발이 저리고 호흡곤란을 호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열 질환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열에 방치하면 열 탈진, 열사병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특히 유소아는 중증 온열 질환에 따른 증상이 성인보다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한다.

온열 질환을 예방하려면 목마르지 않아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응급의학과 김명천 교수는 “더운 곳에서 활동할 때는 가능한 물을 충분히 마시고 땀 흡수가 잘 되는 밝고 가벼운 옷을 입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단 카페인·알코올 등은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삼간다. 외출을 한다면 모자·양산으로 햇빛을 가린다. 집 안에 머문다면 커튼·블라인드로 햇빛을 차단해 그늘을 만들어준다.

실내에서도 격렬하게 움직이면 땀 배출이 더뎌 중심체온이 올라갈 수 있어 주의한다. 야외에 주차한 자동차 안에 머무는 것은 위험하다. 직사광선으로 차량 내부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일사병 등 열 스트레스로 탈진했다면 체온을 낮춰준다. 시원한 그늘로 옮겨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1시간 이내 회복한다. 의식이 있다면 물을 마시게 한다. 심박수 호흡이 빨라지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찌는 듯한 무더위는 사실 심장·뇌 혈관에 부담을 준다. 폭염에 오래 노출되면 체온을 낮추려고 피부 아래 위치한 말초혈관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혈압이 떨어진다.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박동수가 빨라진다. 결국 심장이 무리해 탈진한다. 여름철 폭염으로 심근경색·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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