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설치는 잠, 3주 이상 가면 만성화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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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진행 막으려면

요즘 한밤 무더위로 잠 못 드는 사람이 많다. 열대야는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적정 수면 온도는 18~20도인데 열대야는 이를 훌쩍 넘긴 높은 기온이다.


열대야는 숙면을 방해해 다음날 두통, 피로감, 졸음 등의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문제는 열대야 탓에 잠 못 드는 날이 3주 이상 지속하면 만성 불면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잡코리아와 알바몬에서 진행한 ‘열대야’ 관련 설문조사 결과 72.8%가 수면 부족 등 열대야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73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과 알바생 모두 70% 이상에서 열대야 증후군을 겪었다고 답했다. 그 중 59.6%가 ‘수면시간이 줄었다’고 했다.

숙면을 취하려면 뇌가 밤이 왔다는 신호를 인식하고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해야 한다. 하지만 밤중 기온이 높아지는 열대야 현상 탓에 한밤 중에도 낮과 비슷한 27~28도를 오르내리면 뇌의 시상하부는 낮인지 밤인지 구분을 하지 못해 불면증을 유발한다. 이런 열대야 불면증이 3주 이상 지속하면 만성 불면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열대야로 인해 수면 리듬이 깨지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수면장애 인자가 악화하고 그 증상이 지속할 경우 만성 불면증으로 진행한다”며 “이땐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불면증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렌지색 조명 쓰고, 조도 낮추고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을 극복하려면 수면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어두운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조명의 조도를 낮추고, 색 온도가 낮은 오렌지색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에 사용을 최소화한다.

열대야 때문에 덥다고 실내 온도를 너무 낮추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차가운 공기와 건조함이 몸의 생체 균형을 깨뜨려 두통, 피로감, 어지럼증,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불면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여름철 침실의 습도는 50%, 실내 온도는 25∼26도 선에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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