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한 운동 마니아는 라섹, 노안 직전엔 '짝눈'이 좋아요

인쇄

#40. 센트럴서울안과 유애리 원장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요즘처럼 덥고 습한 시기엔 안경 착용이 불쾌지수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땀으로 안경 받침대가 미끄러지고, 강한 햇볕에 다른 살갗보다 덜 그을린 안경테 자국이 선명해지면 외모에 대한 자신감마저 떨어지기에 십상입니다. 시력이 나쁠수록 렌즈가 두껍고 무거워 이 같은 불편함이 가중됩니다. 이 때문에 시력교정술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시력교정술은 굴절의 이상을 수술로 교정해 안경·렌즈 착용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수술입니다. 그런데 라식·라섹·스마일라식·렌즈삽입술 등 시력교정술도 종류가 다양해 어떤 것을 선택할지, 노안이 곧 찾아올 텐데 시력교정술을 포기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닥터스픽에선 센트럴서울안과 유애리 원장의 도움말로 다양한 시력교정 수술 선택지에서 내게 맞는 답을 찾아봅니다.

 

▶복싱이 취미입니다. 평소 눈 부위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땐 어떤 수술이 더 적합한가요? 
눈 주변에 충격을 가하는 상황 자체가 눈 건강에는 좋지는 않습니다. 최근 복싱 등 활동적인 취미 활동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이 시력교정 수술을 고려한다면 라섹이나 스마일라식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라식과 렌즈삽입술은 가급적 권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라식은 각막을 크게 열어 그 안에 실질 부위를 절삭하고 절편을 덮어주는 방식으로 수술합니다. 수술 후 강한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봉합한 각막 절편이 넓게 터질 위험이 있습니다. 렌즈삽입술의 경우는 눈 안의 렌즈가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수정체와 홍채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반면 라섹은 각막 표면을 한 번에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수술 기법상 라식보다 절개창이 작은 데다 수술 후 상피(눈의 제일 바깥층)가 자체적으로 재생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합병증도 적은 편이고 외부 충격 자체에 강한 편입니다. 스마일라식은 각막에 터널을 만들고, 그 작은 터널을 통해 실질을 빼내는 수술입니다. 절개창이 작기 때문에, 충격을 받아도 각막이 크게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취미, 직업적으로 외부 활동이 활발하면서 모든 시력교정수술이 적합한 상태라면 전문의와 상의 후 라섹, 스마일라식을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렌즈삽입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렌즈삽입술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어떤 경우에 렌즈삽입술을 고려할 수 있는지요?
렌즈삽입술은 홍채와 수정체 사이에 얇고 말랑말랑한 시력교정용 렌즈를 삽입하는 방식의 시력교정 방법입니다. 경도·중등도 근시 환자는 물론 고도·초고도 근시 환자까지 모두가 렌즈삽입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시력이 많이 저하된 사람이 라식·라섹처럼 레이저로 각막을 절삭해 도수를 맞추는 수술을 하면 아무래도 각막절삭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 잔여 각막층이 많이 얇아질 가능성이 높은 -5디옵터 이하의 고도·초고도 근시 환자에게는 특히 더 렌즈 삽입술을 권합니다.
고도근시가 아니더라도 태생적으로 각막이 얇은 환자 역시 레이저로 각막을 절삭하지 않아도 되는 렌즈삽입술로 보다 안전한 시력 교정이 가능합니다.
렌즈삽입술은 수술 후 통증이 없고 대개 수술 다음 날 1.0 이상의 시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수술 및 회복에 대한 여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난시와 근시가 모두 있는데 이때는 어떤 시력교정 수술이 적합한가요?
환자의 도수가 난시인지 근시인지 보다 시력을 교정하고 남을 각막의 양이 중요합니다. 수술 전 도수, 각막 두께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수술 후 잔여 각막량 정도를 계산해 적합한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난시와 근시의 정도가 모두 약하면 라식이든 라섹이든 어떤 방식으로 수술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근시가 심하고 각막이 얇을 경우 레이저를 이용한 시력교정술보다는 렌즈삽입술이 일차적으로 권장됩니다. 난시가 심하고, 근시가 -5D 이내의 눈이라면 라식·라섹·스마일라식 그리고 난시 교정용 렌즈삽입술 중 선택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안과 정밀 검진을 통해 근시 및 난시 정도 각막 두께, 형태, 다른 안과 질환 유무 등을 파악하고, 취미나 직업 등 환자 개개인 상황에 맞는 시력교정술을 선택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렌즈삽입술이 라식·라섹보다 고가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차이 나는 건가요? 렌즈삽입술 전에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시력교정수술 중 렌즈삽입술이 가장 고가에 속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렌즈삽입술에서사용하는 렌즈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입니다. 생체에 안전하게 특수 제작된 렌즈는 비용 자체가 비쌉니다. 라식이나 라섹, 스마일라식은 아무래도 레이저 기기를 사용하고 렌즈 등 추가적으로 비용이 들어갈 부분이 없기 때문에 비용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렌즈삽입수술을 고민 중이라면 병원 및 의료진 선정에 신중해야 합니다. 렌즈삽입술은 라식·라섹·스마일라식 같은 레이저 수술과 비교해 장비 의존도가 낮고 의료진의 술기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습니다. 의사의 손으로 직접 수술하기 때문에 집도의의 높은 기술과 숙련도가 수술 후 결과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수술 병원과 의료진 선정에 더 신중해야 합니다.
렌즈삽입술을 받은 후에는 이물감으로 인한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항염제·항생제가 든 눈약을 수술 후 2~4주간 사용해 렌즈 삽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10년 전 라섹 수술을 받았는데 시력이 나빠졌습니다. 안경은 다시 끼고 싶지 않은데 재수술이 가능할까요? 
재수술은 예전 수술 후 남은 각막량에 따라 가능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과거 라식·라섹 수술을 받은 분은 이후 근시로 돌아가더라도 라식·라섹 재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단, 각막의 두께를 측정해서 수술 후에도 각막 두께가 안전한지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보통 잔여 각막의 두께가 300~350㎛ 미만이면 시력교정술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또 따져볼 것이 ‘노안’입니다. 40대부터는 눈의 조절력이 감소하면서 노안 증상이 나타날 수있으므로 30대 중후반이라면 곧 다가올 노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양안을 모두 먼 거리가 잘 보이게 교정하기보다는 한쪽 눈은 근시를 약하게 남겨둬 근거리 시력을 편하게 교정하고 다른 쪽 눈은 먼 거리 시력이 잘 보이게 교정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시력교정 수술 이후 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첫째는 수술 후 안과에서 권장하는 내원 시기를 지키는 것입니다. 보통은 한 달에 3~4번은 내원해 수술 후 각막의 상처가 얼마나 회복됐는지, 시력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눈이 건조한지 등을 관찰합니다.
둘째는 눈을 촉촉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안과에서 처방해준 안약과 인공눈물로 감염을 예방하고 눈 건조함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력교정 수술 이후 각막의 건조함은 시력 저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건조증 치료를 통해 수술 후 각막 상태를 관리하면 수술 결과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시력교정 수술은 몇 살까지 받을 수 있나요? 노안이 올 나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력교정 수술의 대상 나이가 정해진 건 아닙니다. 다만 나이에 따라 발병하기 쉬운 질환을 따져 시력교정 수술 방법을 고려합니다.
30대 후반이면 곧 다가올 노안을 고려해 한쪽 눈은 먼 거리가 잘 보이게, 한쪽 눈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게 교정합니다.
50대 이상이면 백내장을 고려해야 합니다. 50대 이상의 환자가 백내장을 동반하고 있다면 레이저 시력교정술보다는 혼탁이 온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이 적합합니다.

 

▶40대이고 양쪽 눈의 시력 차이가 큰데 라식·라섹으로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라식·라섹은 ‘근시’를 교정하는 수술입니다. 양안이 모두 근시가 있고 시력 차이가 커서 불편하다면 40대여도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 수술이 가능합니다. 다만 40대는 조절력이 감소해 가까운 거리를 보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노안 증상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수술 전 노안 검사를 진행하여 수술 후 가까운 거리 시력이 떨어져 불편함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집도의와 상담 후 수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관련 기사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