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도 먹기 편한 알약형 장 정결제로 대장 세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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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상관없이 장 깨끗하게 비워내

앞으로는 65세 이상 고령층도 먹기 편한 알약형 장 정결제로 장 세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신대의대 김재현 교수 연구팀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성인 179명을 대상으로 어떤 장 정결제를 복용하느냐에 따라 장 정결 상태, 복약 순응도, 환자 만족도, 안전성 등을 비교했다. 특히 이번 임상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61명으로 다수 포함됐다. 70세 이상도 20명이다. 이를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복용이 가능한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알약형 장정결제 오라팡 복용군과 액상형 장 정결제 2L PEG 복용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령에 따른 복약 순응도는 차이가 없었다. 다만 환자 만족도 등은 맛·냄새가 없는 알약형 장 정결제가 높았다. 또 장정결제 복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인 복부 팽만, 복부 통증, 구역, 구토의 발생은 두 그룹간 차이가 없었다. 

고신대의대 김재현 교수가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장암은 국내 암 사망원인 3위이면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하지만 액상형 장 정결제 복용을 꺼려 실제 대장 내시경 검사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알약형 장 정결제는 복약순응도가 95%로 높아 장 세척 상태가 우수하다는 보고도 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준비 단계인 장 세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을 깨끗하게 비워내지 않으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을 놓칠 수 있다. 한 번을 받더라도 확실하게 장을 비워야 한다. 기존에는 총 2~4L나 되는 물약을 마시면서 장을 비워낸다. 하지만 마셔야 할 물약의 양이 많고 특유의 맛·냄새로 복부팽만감, 구역, 구토가 심하다. 먹어야 할 약을 덜 먹어 장 세척 효과가 떨어지거나 검사 자체를 기피할 수 있다. 의료계에서 알약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장 세척 방식에 관심이 높은 이유다. 한국팜비오에서 세계 최초로 OSS 알약형 장 정결제 상용화에 성공했다. 

장 정결 상태 역시 알약형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런 효과는 연령대와 무관하게 나타났다. 알약형 장 정결제에는 장에 있는 거품을 없애주는 시메치콘 성분이 포함돼 있다. 실제 알약형 장 정결제를 복용한 그룹은 장내 거품이 남아있는 비율이 0.9%에 불과하지만 액상형 장 정결제 복용군은 이 수치의 90배에 달하는 81.3%가 거품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장벽에 둥근 거품이 달라붙어 있으면 장이 깨끗하게 비워도 거품이 대장내시경 시야를 가려 장 점막 상태를 확실하게 살피기 어렵다. 대장내시경 검사 전 별도로 가루 형태의 거품 제거제를 복용하지만 복용 자체를 잊거나 너무 늦게 먹어 약효가 나타나기 전에 대장 내시경 검사가 이뤄진다. 알약형 장 정결제에는 거품을 제거하는 시메치콘 성분이 포함돼 있어 별도로 복용할 필요가 없다.

임상 연구를 주도한 김재현 교수는 “장정결제는 투여 후 구토나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새로운 장정결제 오라팡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도 안전한가라는 궁금증이 많았다”면서 “이번 연구 로 오라팡이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2L PEG처럼 안전한 약물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김재현 교수의 연구결과는 지난 4월 16~17일 개최된 ‘2021 대한장연구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돼 베스트포스터 상을 받았으며 지난 5일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오라팡 심포지엄에서도 공유됐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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