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사망 질환인 폐렴, 백신만 맞아도 막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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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에 해당할 정도로 치명적이면서 흔한 병입니다.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 ‘폐렴구균’입니다. 폐렴구균성 폐렴은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폐렴구균 백신의 접종 성적은 저조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만 65세의 23가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44.3%로, 전년 같은 기간(66.4%)보다 오히려 22.1%p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닥터스 픽(Doctor’s Pick)에서는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박근태내과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폐렴과 올바른 백신 접종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감기인 줄 알고 방치했다가 뒤늦게 폐렴을 진단 받았습니다. 감기와 폐렴,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감기와 폐렴은 초기 증상이 매우 비슷해, 많은 환자가 감기로 착각했다가 폐렴 병세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습니다. 감기는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게 특징입니다. 반면에 폐렴은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기계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고열을 동반한 심한 기침, 진한 색깔의 가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면 폐렴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기저질환으로 입원했다가 합병증으로 폐렴이 유발되면 사망 위험이 높다고 하는데, 실제로 폐렴은 치료가 어렵나요?  
우선 폐렴이 의심되면 흉부 X선 사진 촬영과 원인균 진단을 위한 객담 그람염색, 배양검사 등을 진행하며, 폐렴으로 진단되면 항생제 치료부터 시작합니다.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를 조기에 사용해야 예후가 좋습니다. 원인균이 밝혀지지 않으면 폐렴을 잘 일으킨다고 알려진 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투여합니다. 폐렴은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지 8시간 이내에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증상 완화를 위해 해열제, 진통제, 기침을 완화·억제하는 진해제, 가래를 제거하는 거담제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치료를 받으면 환자 대부분은 3일 이내에 호전됩니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많은 경우,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임상상의 호전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표 증상이 폐렴인데, 그렇다면 폐렴은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가요?    
폐렴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바이러스뿐 아니라 세균, 곰팡이, 심지어 기생충도 폐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증상 중 하나인 폐렴은 ‘SARS CoV-2’라는 특정 바이러스의 감염이 원인입니다. 반면에 일반적인 폐렴의 주요 원인은 ‘폐렴구균’이라는 세균의 감염입니다. 세균성 폐렴 환자의 27~44%는 원인균이 폐렴구균입니다. 폐렴구균은 급성 중이염, 수막염, 균혈증 등 다양한 질병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폐렴구균 감염이 폐렴으로 이행하면 호흡 곤란, 저산소증뿐 아니라 치명률이 20%에 달하는 패혈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의 사망률은 5~7%에 달합니다. 전신 건강이 좋지 않은 고령층의 경우 폐렴구균성 폐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인데,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도 되나요?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예방 백신의 ‘동시 접종’에 대해서는 안전성·유효성 자료가 부족합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예방접종사업 지침에서는 동시 접종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 가운데 폐렴구균 백신처럼 다른 백신의 접종도 고려하고 있다면 두 가지 백신의 접종 간격을 최소 14일은 유지하는 게 권고됩니다. 백신의 안전한 접종을 위해서는 정부의 권고사항, 의료진과의 진료를 기준으로 적절한 접종 스케줄을 계획해야 합니다. 폐렴구균, 대상포진,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 로타바이러스 등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연령대별 권장 접종 시기에서 미루지 말고 접종해 효과적으로 질환을 예방하도록 합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부작용을 의심하는 뉴스 때문에 백신 접종이 꺼려집니다. 폐렴구균 백신은 안전한가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보건소나 병·의원 방문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폐렴구균 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 DTP(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 폴리오(소아마비) 백신 등과 동시 접종이 가능합니다. 요즘처럼 바이러스 질환 예방이 중요한 시기에 이들 백신을 함께 접종하면 다양한 질환 예방에 효과적일 것입니다. 또 폐렴구균 백신은 오랜 기간의 접종 경험을 보유한 안전한 백신입니다. 더 안전하게 접종하기 위해서는 건강 상태가 좋은 날을 접종일로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접종 당일에는 음주나 지나친 운동, 샤워는 피하고 반나절 이상 안정을 취하며 몸 상태를 지속해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나이에 상관 없이 접종해도 되나요? 연령별 접종 횟수 등 접종 방법이 궁금합니다.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의 권장 대상은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 접종은 가능합니다. 특히 폐렴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50대 이상은 접종을 고려해 볼 만 합니다.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폐렴 고위험군<표 참조>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18~64세 성인 중 만성질환자나 뇌척수액 누수 환자, 인공와우를 삽입한 환자, 면역저하자, 기능적 또는 해부학적 무비증을 앓는 환자입니다. 만성질환자는 만성 심혈관질환, 만성 폐 질환, 당뇨병, 알코올 중독, 만성 간질환자를 포함하며 면역저하자는 선천성·후천성 면역저하, HIV 감염, 만성 신부전·신증후군, 백혈병, 림프종, 호지킨씨 병, 종양 질환, 다발성 골수종, 고형장기이식,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포함하는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를 포함합니다.

 

▶폐렴구균 백신은 몇 살에 맞으면 좋나요? 어린 아이도 접종하면 폐렴구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나요?  
소아에서는 만 5세 미만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장됩니다. 생후 2~59개월의 소아라면 생후 2, 4, 6개월에 단백결합백신을 3회 기초 접종한 후 12~15개월에 1회 추가 접종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만 5세 이상의 건강한 소아에게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 5세 이상 소아, 청소년, 성인 중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무비증, 인공와우 이식 상태 등에 있는 폐렴 고위험군은 65세 이전이라도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장됩니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23가 백신을 1회 접종하거나 13가 백신과 23가 백신을 순차적으로 각각 1회씩 접종합니다. 18~64세 가운데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는 13가 백신과 23가 백신을 모두 순서대로 접종합니다.    

 

▶폐렴구균 백신 종류는 무엇이며, 어떤 것을 접종해야 하나요?    
국내에서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23가 백신, 13가 백신 등 두 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접종하는 게 좋습니다. 13가, 23가 백신을 모두 접종하면 예방 범위도 넓히고 면역 증강 반응(추가 면역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만성질환자나 면역저하자 등 폐렴 고위험군은 백신을 맞아도 항체 생성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모든 폐렴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상에서 폐렴을 예방하려면 만성적으로 앓고 있는 질환을 치료하고, 균형 있는 영양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흡연은 폐렴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손은 자주 씻고,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게 폐렴 예방에 도움됩니다.    

 

▶폐렴구균 백신의 무료 접종 대상은 누구이고, 무료 접종은 어디에서 할 수 있나요?  
23가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돼 있어 만 65세 이상이면 전국 보건소(지소, 진료소 포함),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습니다. 무료 접종이 가능한 지정 의료기관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https://nip.kd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 예방 접종을 위해서는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접종하는 게 좋고, 접종 후 20~30분 동안 접종기관에 머물면서 이상반응이 있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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