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심해지는 무릎 통증, 젊은 환자도 치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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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렉스병원 양혁재 원장

메드렉스병원 양혁재 원장.

이른 장마가 온 것인가 할 정도로 비 오는 날의 연속이다. 지난달에는 서울 기준, 17일간 비가 내렸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관절 질환 환자들은 비 오는 날 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아직 본격적인 장마가 온 것도 아닌지라 길어진 장마 기간 버티기가 고역이다.

무릎 연골 손상 환자는 보통 비가 오거나 흐린 날 관절 부위 통증이 심해진다.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닌 습도와 기압의 영향이다. 습도가 높아지면 연골이 관절액으로부터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서 몸속 수분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관절이 쉽게 붓고 통증이 심해진다. 또한 날씨가 흐리면 대기압이 낮아지는데 이 경우 관절 안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평형 상태가 깨지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 사이 윤활유를 만들어내는 막인 활막 액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비가 오니 무릎이 쑤신다’는 얘기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탄생한 증상 표현인 셈이다.

이 같은 통증을 유발하는 무릎연골 손상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이 골관절염이다. ‘관절염=노인성 질환’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최근 골관절염 연령이 젊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절반 정도인 약 44%가 비교적 젊은 40~64세 환자들이다. 관절 통증을 유발하는 연골 손상의 원인이 노화에 따른 퇴행성 손상뿐만 아니라 심한 충격이나 나쁜 자세로 인한 자극으로 닳거나 파열되는 외상성 손상 등으로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상성 손상은 외부 자극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이 찾아올 수 있다.

문제는 비교적 젊은 40~50대 환자들은 ‘아직 젊으니까’ 혹은 ‘잠시 지나가는 통증이겠지’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무릎 관절 통증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번 손상된 연골은 자연적으로 치유되거나 재생되지 않는다. 관절 연골에는 혈관이 없고 조직 중 세포의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무릎 연골은 손상 후 스스로 자연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방치했다간 치료 시기를 놓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골관절염을 방치하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우울감과 같은 정신적인 어려움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있는 젊은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은 관절염의 정도나 환자의 나이 등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다. 초기 골관절염 치료는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을 일부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또 많은 환자가 알고 있는 인공관절의 경우 평균 수명이 약 15~20년이고 65세 이상 환자에서 고려되는 마지막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40~64세 비교적 젊은 환자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맞춤형 연골재생 세포치료제로 근본 해결 기대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때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는 가능한 자신의 관절을 유지하면서 결손 부위를 건강한 연골로 대체하는 치료가 추천된다. 결손 부위 연골 대체 방법으로 미세 천공술이나 자가 골연골 이식술, 세포 이식술 등이 시행됐다. 이 같은 치료는 계속 발전하고 있어 기존 결손 부위 대체에 아쉬운 부분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환자 본인의 늑연골 세포 조직을 활용한 환자 1:1 맞춤형 연골재생 세포치료제로 본래 무릎 연골 성분인 ‘초자연골’을 재생해 연골 손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연골 재생이 되는 치료는 그 효과 정도와 유지 기간이 중요하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치료 1년 뒤 90%의 환자에서 구조적 연골이 재생됐고, 5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유의미하게 유지되는 등 장기적인 효과도 확인됐다. 1:1 맞춤 세포 치료제는 환자 본인의 세포로 만든 치료제를 본인 단 한 명만을 위해 제조한 맞춤형 약을 그대로 이식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이 약 20~30분 정도로 짧고 이후 6~8주의 재활 기간만 거치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장마철 우산이 필수적인 것처럼 무릎 연골 손상 환자들은 적기에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다. 특히 40~50대의 젊은 환자는 앞으로도 활발하게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는 시기이자 긴 인생의 중간과정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무릎 연골 손상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연골 손상으로 인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들은 더 늦기 전에, 더 아프기 전에 병원 방문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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