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10%가 앓는 자궁내막증…생리통·골반통 방치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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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부위·양상 따라 통증 유형 제각각

가임기 여성에게 생리 기간은 아프고 예민하고 힘든 시기다.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자궁 벽이 수축하면서 2~3일간 아랫배·허리가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생리 땐 아픈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심하고, 생리 기간이 불규칙하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야 한다. 자궁·난소는 여성 건강의 중심이다.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자궁내막증에 대해 살펴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자궁내막증은 난소·나팔관·자궁경부·자궁 외부 등 자궁 이외 위치에 자궁내막 조직이 퍼져 증식하는 상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생리 혈이 질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일부가 역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제거되지만, 가임기 여성의 2~10%는 자궁내막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주변 장기가 유착되면서 만성적인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타깝게도 자궁내막증은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첫 증상이 나타난 이후 자궁내막증으로 진단까지 평균 5~10년 소요된다는 보고도 있다. 자궁내막증은 발병 부위와 양상에 따라 통증의 유형과 강도가 제각각이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통증은 월경통·만성골반통·배변통·요통·성교통·배뇨통 등 다양한 형태의 통증으로 나타난다. 


자궁내막증 방치하면 난임 유발
실제 만성골반통을 호소하는 여성의 40~82%는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다. 게다가 생리통과 구분도 어렵다. 대한자궁내막증학회 김탁(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회장은 “생리통이 좀 심한가 보다 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자궁내막증은 만성적 통증이나 가임력 저하로 이어지는 등 삶의 질 저하에 많은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일상생활 중에 반복적인 골반통이나 월경 시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 있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자궁내막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난임일 때도 자궁내막증을 살펴야 한다. 자궁내막증으로 호르몬 및 세포 내 기능이 변하면서 수정된 배아가 자궁 안쪽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런 이유로 자궁내막증 환자의 난포는 대부분 임신 능력이 떨어져 있다. 특히 난소에 자궁내막증이 있을 땐 그 자체로 건강한 미성숙 난자의 수량 자체가 줄어든다. 난소 예비력이 떨어져 있어 가임력이 떨어진다. 

재발 잦은 자궁내막증…경증도 지속적 치료·관찰이 중요
자궁내막증 치료는 크게 내과적 약물치료와 자궁내막증이 생긴 부위를 직접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로 구분한다. 약물 치료는 자궁내막증 통증을 줄이면서 재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자궁내막증은 재발이 잦다. 매달 생리를 지속하는 한 자궁내막증이 재발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자궁내막증 환자의 20%는 치료 12개월 이내 재발한다. 또 절반은 치료 후 5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김탁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완치가 어려워 정기적인 관찰과 지속적 증상 관리로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술적 치료로 자궁내막증이 생긴 병변을 없애도 자궁내막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치료에 소홀하면 자궁내막증이 재발하기 쉽다. 

최근엔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황체 호르몬(디에노게스트)로 자궁내막의 증식을 억제해 자궁내막증 재발을 막는다. 가임력을 지켜줘 난임 가능성을 줄여준다. 자궁내막증 관련 통증도 완화해 삶의 질을 회복시켜준다. 한국을 포함해 태국·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6개국  자궁내막증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 완화 효과를 살펴봤더니 디에노게스트 성분의 자궁내막증 약 복용 6개월 후 주관적으로 느끼는 통증이 78.4%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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