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이전 남성이 자궁경부암 백신 맞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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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가리지 않는 성매개 바이러스 'HPV'

2020년 방영된 드라마 ‘청춘기록’에는 한 남자배우가 여자친구로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맞으라고 권유받고, 고민 끝에 산부인과에서 예방접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왜 자궁이 없는 남성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해야 할까?

그 이유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가 성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에게만 성병 그리고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남성에게도 똑같이 성병과 암을 일으킨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지만 남성에게는 구강인두암, 항문 상피내 종양, 항문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남녀 모두에게 생식기 사마귀라는 성매개성 질환을 일으킨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국내 만 25~34세 남성에서 생식기 사마귀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곤지름 발생률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높았다.

성매개성 질환은 성관계로 인해 전파된다. 남성이 감염돼 있는 경우 여성에게 전파할 수 있고 반대로 여성이 감염된 경우 남성이 감염될 수 있다. 최근 여성의 경우 만 12세에서 필수접종 항목에 들어가 있어 예방이 가능하지만 남성은 아직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접종 시기는 성경험에 의해 감염이 되기 때문에 성관계를 갖기 전에 맞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남성 권장 연령은 만 9세~26세이다. 접종은 0, 2, 6개월 일정으로 진행된다. 

정유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정유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HPV에 감염이 되면 치료법이 따로 없다. 그래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궁경부암 백신이 여성에게만 필요한 예방접종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같이 맞으면 남녀 모두에게 좋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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