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자주 마렵다는 아이…증상에 맞는 한약 따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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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번 이상 화장실 간다면 소아 빈뇨 의심해야

배뇨 장애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어릴 땐 화장실에 다녀온 다음 1~2시간 이내 또 소변이 마렵다고 화장실을 찾는 빈뇨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생명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배뇨를 조절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의기소침해지기 쉽다. 하루 8회 이상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소변의 양이 극히 적은 것이 특징이다. 물론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을 더 자주 볼 수 있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닌데도 화장실을 자주 찾는다면 소아 빈뇨를 의심해야 한다. 

아이에게 빈뇨가 생기는 원인은 ▶스트레스 ▶요로감염 ▶음식 등 다양하다. 우선 심리적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하루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린다면 스트레스 빈뇨를 의심해야 한다. 빈뇨는 새학기 적응 기간이거나 이사를 가서 교우관계가 힘들 때도 생길 수 있다. 과열된 학업 경쟁도 한 몫한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 이선행 교수는 “방광은 자율신경과 중추신경에 의해 조절된다”며 “심리적인 요인으로 자율신경계가 자극되면 방광이 과수축되면서 소아 빈뇨가 발생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적 이유가 아니라면 신체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요로 감염이다. 소변 검사를 받으면 금방 알 수 있다. 대개 남자 아이보다 여자 아이에게 흔하다. 여아는 항문과 요로가 남아보다 가까이 위치해 있다. 대변 속 대장균이 요로 쪽으로 옮겨 갈 위험이 높다. 대변을 닦고 난 다음에는 엉덩이를 물로 씻겨주면서 청결에 신경쓰면 요로 감염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음식에 따라서도 일시적으로 빈뇨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탄산·감귤 등이 든 음료를 마시면 방광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소변이 자주 마렵다.

요로감염을 치료해도 빈뇨가 낫지 않고 재발하면 한의학적 치료를 고려한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 이선행 교수는 “6개월에 2회 이상 또는 1년에 3회 이상 발생하는 빈뇨의 경우, 재발성 요로감염으로 본다”며 “재발될 때마다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재발 방지가 잘 되지 않는 소아 환자의 경우 몸에 부담이 적은 한의학적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빈뇨 증상에 따라 세분화해 치료한다. 스트레스성 빈뇨라면 부족한 기운을 보충하는 보중익기탕·출천환 계열 한약으로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여준다. 요로감염 빈뇨라면 습기와 열이 많은 것으로 보고 항염증 효과가 있는 팔정산·도적산 계열 한약으로 증상을 다스린다. 이 교수는 “체내 물이 부족하면 재발성 요로감염으로 잠을 잘 때 땀을 많이 흘리고 손발에 열이 많다”며 “콩팥 기능을 강화하는 지백지황환, 신기환 계열의 한약을 사용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소아빈뇨 증상의 개선을 위해서 부모가 평소에 배꼽에서 9cm 정도 아래 부위인 단전을 자주 마사지해 주는 것이 좋다. 소변량의 증가를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고 요의를 자극할 수 있는 꽉 끼는 속옷은 입히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 시간 소변을 참는 훈련도 소아빈뇨에 도움이 되는데 매주 30분씩 참는 시간을 늘려가며 점차 3~4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충분한 영양 공급과 운동을 통해 아이의 신체를 단련하는 경우 빠른 회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변비가 있는 경우, 대장에 가득한 대변이 방광을 압박하여 빈뇨가 생길 수 있어 변비가 있는 아이는 변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육류보다 채소와 과일이 풍부한 식단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Tip. 빈뇨로 화장실 자주 가는 아이라면 이렇게 해보세요

① 아이의 배꼽에서 9cm 정도 아래 부위인 단전을 자주 마사지한다.
② 아이의 충분한 수분 섭취에 신경쓴다.
③ 아이에게 꽉 끼는 속옷은 입히지 않는다.
④ 부모가 함께 아이의 소변 참는 훈련에 동참해야 한다.
⑤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채소·과일을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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