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감염,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경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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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 억제 후 항생제 복용…자연적 치료 어려워

헬리코박터균은 강한 산성인 위내에서 살아가는 특이한 세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위암의 발암인자로도 규정하고 있는 이 균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50% 정도가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번 감염되면 수년 또는 일생 동안 감염이 지속된다. 대개 건강검진에서 위 내시경을 받다가 우연히 알게 된다. 헬리코박터균은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우 교수의 도움말로 헬리코박터균의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헬리코박터균은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감염될 정도로 흔하다. 헬리코박터균은 입을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가족이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는 식습관을 고려할 때 가족 내 감염률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 위험을 높인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15%가 위궤양과 위염이 발생하고 1% 미만에게서 위암이 발생한다. 

치료는 균을 없애는 제균치료다. 일반적으로 3가지 약물을 함께 사용하며 위산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프로톤펌프억제제와 두 종류의 항생제를 1~2주 동안 복용한다. 보통 이렇게 여러 약제를 1주일 복용하면 약 70%, 2주 복용하면 80% 정도 치료할 수 있다. 유산균 음료의 유산균은 이 세균을 일부 억제할 수 있어도 죽이는 것이 아니어서 유산균 음료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설사, 무른 변, 쓴맛, 금속 같은 맛 등이며 발진이나 두드러기도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아주 심하지 않다면 정해진 기간 약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나 견디기 힘들 정도라면 중단 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약 복용을 마친 후 1~2주 정도 지나면 증상은 대부분 소실된다. 1차 약제를 복용한 후 제균치료가 되지 않았다면 약제를 바꾸어서 2차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위, 십이지장궤양 환자들에게 이 균을 없애는 치료를 하면 궤양의 치유 속도가 빠르고, 재발률이 월등히 감소한다는 것이 밝혀져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고 모두 제균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경우나 위림프종 환자, 조기위암의 내시경 절제술후,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환자들은 반드시 치료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 고시가 개정되면서 치료의 허용범위가 확대돼 시행되고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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