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MRI 결합해 방사선 치료 한계 극복…까다로운 재발 암도 문제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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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용원 엘렉타코리아 대표

방사선 치료는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 '숨은 공신' 이다. 과거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말기 암 환자도 방사선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부 암은 칼을 대지 않고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암의 재발을 막고, 통증을 조절하는 전통적인 기능에서 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발전하며 방사선 치료의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도입하는 방사선 치료기 ‘유니티’는 의료진은 물론 환자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적 한계로 지목됐던 ‘방사선 치료 +고해상도 1.5T MRI’의 결합을 완성한 모델로, 치료 횟수를 줄이면서도 보다 공격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니티’의 개발사인 신용원 엘렉타코리아 대표에게 발전하는 방사선 치료에 대해 물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신용원 엘렉타코리아 대표가 필립스의 고해상도 1.5T MRI와 7MV 선형가속기(Linac) 기술을 결합한 방사선 치료기 '유니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엘렉타라는 브랜드가 생소하다.
“엘렉타(Elekta)는 1972년에 설립된 스웨덴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4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있다. 엘렉타의 창립자는 스웨덴 신경외과 전문의인 ‘라스 렉셀(Lars Leksell)’ 교수다. 뇌를 절개하지 않고 외부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뇌 질환을 치료하는 ‘감마나이프(gamma knife)’ 수술을 고안했다. 창립 이후 50여년간 엘렉타는 감마나이프뿐만 아니라 방사선 치료 핵심기술(IGRT, VMAT)을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확보했고 이제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우리의 기술을 활용해 치료, 사후관리를 받고 있다.”

-엘렉타 장비가 한국에서도 많이 쓰이나.
“방사선 치료 장비인 엘렉타 선형가속기 제품은 총 45대, 뇌 질환과 전이암을 치료하는 감마나이프의 경우 총 21대가 국내 주요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에 도입돼 있다. 차세대 방사선 치료 장비인 ‘유니티’는 올 여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도입할 예정이다.”

-유니티는 어떤 제품인가.
“유니티는 최첨단 자기공명영상유도 방사선치료(MR-guided radiation therapy system) 시스템이다. 2017년부터 유럽 CE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차례로 인증을 받았다. 글로벌 기업인 필립스의 고해상도 1.5T MRI와 업계 최고 수준의 7MV 선형가속기(Linac) 기술을 결합해 방사선 치료와 함께 고해상도 MRI 영상을 실시간 제공한다.” 

-다른 방사선 치료기와 차이점은.
“유니티의 가장 큰 혁신은 고해상도 MRI와 선형가속기가 서로 물리적으로 상충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이 둘을 결합해 디커플링(decoupling)을 이뤘다는 것이다. 방사선 빔이 켜진 상태에서도 의료진은 고해상도 MRI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강력한 MRI의 자기장에서 선형가속기가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 가동하게끔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개발부터 제품 완성까지 20여년이 걸린 이유다.”
 

저자장 MRI 이미지(왼쪽)와 1.5T MRI 이미지 비교. 사진 엘렉타코리아

-어떤 의미가 있나.
“기존에도 0.35T MRI를 결합한 방사선 치료기가 있었다. 하지만 0.35T MRI를 진단에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0.35T MRI로 종양의 윤곽은 볼 수 있어도 세부적으로 종양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1.5T MRI로 보면 명확하게 종양 내부를 볼 수 있고 잘게 분할(서브-세그먼트로)해 관찰할 수도 있다. 고해상도로 종양을 세부 단위로 정밀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임상 판단 또는 진단을 내리는데 유용하다.”

-환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엘렉타의 ‘유니티’는 의료진에게 더 날카로운 메스를 주는 것과 같다. 암 재발 환자의 대부분은 기존에 암이 발생한 부위 주변에 전이가 발생한다. 환자가 앞서 방사선 치료를 수차례 받은 상태라면 조직 유착 등으로 치료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유니티’는 고해상도 MRI를 이용하는 만큼 방사선 조사에서 정확성이 높다. 의료진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치료하기 어려운 재발성 암을 다루는 의시가 유니티를 많이 찾고 선호한다고 한다.”

-치료 강도를 높여 내원 횟수를 줄일 수도 있나.
“엘렉타 유니티를 통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고선량 집중 치료를 시행하면 방사선 치료 횟수를 기존 대비 크게 줄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병원에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엘렉타는 엘렉타 유니티 전용 블로그를 통해 방사선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사진 블로그 캡쳐 

-엘렉타 유니티 전용 블로그(blog.naver.com/elekta_korea)를 오픈했다.
“엘렉타 유니티는 세계 26개 암 병원에 설치돼 있고, 지금까지 2100명 이상 암 환자의 40여 가지 각기 다른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됐다. 기존에 치료를 포기했던 환자에게도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장비다.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 치료 기술도 급여화가 되어야 의료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준비되지 않으면 새로운 의료기술의 도입은 속도를 내기 어렵고 이는 결국 환자의 손해로 이어진다. 환자, 나아가 국민들이 차세대 암 치료 옵션에 대한 알 권리를 찾고, 현재 수가제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포함해 다양한 루트로 관련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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