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인 먹어도 안 낫는 황반변성, 시력 유지하려면 주사 치료 투약간격 살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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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황반변성 치료제 AtoZ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황반변성은 당뇨망막질환·녹내장과 함께 한국인 3대 실명 원인입니다. 눈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 특히 시세포가 밀집해 있어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에 신생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침범하는 질환입니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지만 점차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입니다.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수록 망막 기능 저하로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 늙으면 잘 안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치료에 소홀하다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안구에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약을 직접 주사하면 황반변성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시력을 지키는 황반변성 치료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변성이 나타나는 가장 큰 요인은 노화입니다. 나이를 한살 두살 먹을수록 시력은 조금씩 나빠집니다. 대개 흐릿하게 보여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노안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게다가 시력은 스스로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한 쪽 눈이 잘 안 보여도 반대 쪽 눈이 어느 정도 보완해 줍니다. 노안과 달리 황반변성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시력이 계단식으로 뚝뚝 떨어지면서 실명으로 진행합니다.
 

눈에 직접 주사해도 아프진 않아
황반변성은 방송인 이휘재·인교진 등도 앓는다고 고백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한국도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황반변성으로 실명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드루젠이라는 세포 노폐물이 쌓이고(건성 황반변성), 이로 인해 눈 속 혈관의 혈액순환이 불량해져 보상작용으로 신생혈관이 생깁니다(습성 황반변성).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신생혈관이 매우 약해 잘 터진다는 점입니다. 안구 내 출혈로 시력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실명으로 진행합니다. 안타깝게도 황반변성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망막 속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해 질병 진행을 늦출 뿐입니다. 안구 내 출혈이 생기는 상황 자체를 막아 시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유도하는 식입니다.
 
황반변성 치료에 쓰이는 약은 루센티스·아일리아·비오뷰 3종류 입니다. 모두 안구에 직접 주사해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억제합니다. 일명 눈알 주사입니다. 안구에 머리카락처럼 얇은 주사바늘을 찔러 약을 투약합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투약법에 좀 충격적이지만, 의외로 아프지는 않습니다. 주사를 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지 않도록 마취안약으로 점안한 다음 면봉으로 눈꺼풀을 잡아서 주사합니다. 안과 전문의라면 대부분 큰 문제없이 주사가 가능합니다.
 

황반변성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 시점입니다. 이 병은 완치되지 않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망막에 신생혈관이 자라나 안구 내 출혈이 심해지면 망막 주변에 삼출물(염증성 고름·진물)이 쌓이면서 시력이 급격히 나빠집니다. 더 진행하면 망막이 떨어지는 2차적인 병변이 발생해 실명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황반변성으로 파괴된 시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황반변성 치료제는 추가적인 시세포 손상을 막을 뿐입니다. 아직 보인다고 방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한 쪽 눈에 황반변성이 생겼다면 5년 이내 반대쪽 눈에도 황반변성이 생길 가능성이 42%나 됩니다. 늦어도 50세 이후엔 시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시신경, 망막 혈관 등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안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루테인·지아잔틴 등 눈 영양제에만 의지하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이들 영양제는 건성 황반변성이 습성으로 진행하는 것을 억제할 뿐입니다.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절대적으로 주사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약마다 유효성은 비슷…꾸준한 투약이 중요
그렇다면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투약 간격입니다. 습성 황반변성 주사 치료에 쓰이는 약은 어떤 제품이든 임상적 시력개선 효과는 입증했습니다. 정해진 투약 간격을 등 치료법을 잘 지켰을 때 평균적으로 ETDRS 시력표 기준 8~10글자 정도의 시력이 향상됩니다.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많을수록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그런데 황반변성 치료제마다 투약 주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첫 3달 동안은 어떤 약이든 매달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차이는 그 이후부터 입니다. 최초의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는 4주에 한 번씩 주사합니다. 국내에는 2013년 출시된 아일리아는 2~4주씩 투여 간격을 조금씩 늘리다가 안정화 되면 8~16주 마다 투약이 가능합니다. 올해 4월부터 급여가 승인된 비오뷰는 8주 또는 12주 마다 한 번씩 주사합니다. 한 번 투약으로 장기 지속 효과를 입증한 비오뷰는 루센티스를 개발한 노바티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차세대 황반변성 치료제입니다. 다만 모두가 비오뷰의 12주 투약 간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오뷰 임상에서 1년 동안 12주 투약 간격을 유지한 비율은 56%, 2년차는 45%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치료제는 모두 시력 및 해부학적 기준으로 평가한 질병활성도에 따라 투약간격을 개별화해 적용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을 통해 질병 활성도가 높다면 투약간격이 이보다 짧아지고, 질병 활성도가 낮다면 더 늦게 주사하는 식입니다.
 
 

사실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치료입니다. 한 번 정한 진료 일정을 최우선으로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처음엔 실명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잘 지키지만, 한해 두해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태해집니다. 중요한 업무 미팅·출장이 겹치거나 여행, 비용, 부작용 문제 등으로 치료에 소홀합니다. 중요한 점은 치료가 늦어져 투약 횟수를 건너뛰거나 투약 일정이 불규칙해지면 황반변성 억제 효과가 떨어지고 눈 상태는 나빠집니다. 투약 간격이 너무 짧으면 망막 모니터링, 주사 치료 등 잦은 병원 방문으로 일정 조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길어지면 망막 상태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처가 늦을 수 있습니다.
 

# 최대교정시력은 VIEW(루센티스/아일리아 비교)·HARRIER(아일리아/비오뷰 비교) 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함.
# 황반변성 치료 효과는 주사치료 전 대비 추가로 읽을 수 있는 글자의 개수가 얼마나 증가했느냐로 평가함.
# 망막 중심두께는 절대값을 수치하기 때문에 '마이너스'로 표기. 마이너스 이후 숫자가 클수록 망막 붓기가 적다는 의미.
# 망막 삼출물이 발견될수록 황반변성 진행으로 망막의 구조적 변화 가속화.
 

주사 치료 후 빛에 민감해지면 안구 내 염증 신호
두 번째로 안구 내 염증 등 안전성입니다. 황반변성 치료제는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안구에 찔러 넣어 직접 약을 투약합니다. 단순히 찌르는 행위이지만 이 과정에서 각막·혈관 등을 관통해 안구 내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반변성 치료제를 주사할 때는 항상 무균 상태를 유지하고, 상처가 아물 때까지 안대를 착용해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참고로 안구 내 염증이 발생하는 비율은 비오뷰가 4%로 아일리아(1%) 보다 4배 가량 높습니다. 망막혈관염·망막혈관 폐쇄 등 치명적인 부작용은 비오뷰 치료군은 주사 1만 건당 15.31건, 아일리아 치료군은 주사 1만 건당 0.03건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만약 주사 후 심한 시력 저하나 빛에 민감해지거나 눈이 붉어지는 등 충혈·통증을 겪으면 안구 내 염증이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제 때 조치하지 않으면 안구 내 염증으로 망막혈관염·망막혈관폐쇄 등으로 치명적인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시 병원을 찾아 망막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미국 망막학회(ASRS)에서도 비오뷰 처방 시 이를 유념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주사 후 30분 이내 안구 통증, 두통은 안압상승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안심해도 됩니다.
 
셋째로 망막 삼출물 개선 효과입니다. 망막 삼출물은 망막의 신생혈관 출혈로 새어나온 혈액성분이 주변 조직 주위에 쌓인 것입니다. 망막 삼출물이 많을수록 황반변성으로 망막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됩니다. 이런 이유로 습상 황반변성의 질병 활성도를 측정하는데 얼마나 망막 삼출물이 생겼는지를 살핍니다 대개 황반변성이 진행하면서 망막에 신생혈관이 더 많이 자라고, 출혈이 늘면서 그만큼 망막 삼출물 축적량도 증가합니다. 황반변성 치료 후 망막 삼출물이 있는 환자군의 비율(HARRIER 임상)은 비오뷰 치료군은 48주차 26%, 96주차 24%, 아일리아 치료군은 48주차 44%, 96주차 39%입니다. 비오뷰로 치료하면 아일리아로 치료했을 때보다 망막 삼출물 개선 효과가 우수했다는 의미입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 삼성서울병원 함돈일 교수, 한국노바티스, 바이엘 코리아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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