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으로 빠진 치아 방치하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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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쓰는 임플란트 선택법

임플란트는 제 3의 치아다. 사고·치주 질환 등으로 빠진 치아를 효과적으로 대체한다. 고령층은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이 약해져 치아 잃는 경우가 많다. 치아 상실은 단순히 외관상 보기 좋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튼튼한 치아와 저작 능력은 영양 섭취와 소화 기능의 기본이다. 정상적인 식사를 방해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부실한 치아·잇몸 관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도 취약하다. 잇몸병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사망률이 9배나 높다는 보고도 있다. 이종빈 강릉원주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의 도움말로 고령층의 구강 건강을 위협하는 치주질환과 임플란트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구강 건강은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잇몸병은 고령층 구강건강을 위협한다. 나이가 들면 입속 세균을 억제하는 타액(침) 분비가 줄고 칫솔질·스케일링 등 구강 건강관리에 소홀해 치아 ·잇몸이 약해진다. 단단했던 치아가 썩고 잇몸은 부어올라 피가 난다. 결국 잇몸병으로 통증이 심해 치아를 뽑아야 한다. 그 뿐이 아니다. 제대로 씹고 삼키지 못해 영양 섭취가 부실해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진다. 입안이 병들면서 폐렴·당뇨병 등이 줄줄이 따라온다. 잇몸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진 입속 세균은 심장병·암·치매 위험까지 높인다. 게다가 건강한 잇몸은 코로나19 중증도를 줄여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잇몸 상태가 건강하면 인공호흡기 사용은 78%, 중환자 전원 비율은 72%, 사망 가능성은 89%나 감소했다. 구강 건강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잇몸 약하면 코로나19에도 더 취약
안타깝게도 잇몸병은 65세 고령층 다빈도 질병 2위일 정도로 흔하다. 특히 고령층은 잇몸병이 생기면 대부분 발치로 이어진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연 치아 20개를 보유하고 있는 고령층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다. 치아가 빠지면 가능한 빨리 임플란트 등으로 빈 자리를 채워주는 것이 좋다. 치아가 빠지면 이를 지지하는 잇몸도 함께 망가진다. 치아 뿌리를 단단하게 붙잡아 잇몸 뼈를 고정하는 치주인대가 사라지고, 잇몸이 쪼그라든다. 더 진행하면 앞니가 벌어지고 치아 배열이 틀어진다.

다행히 최근엔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틀니 대신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비율이 늘었다. 임플란트는 틀니처럼 끼웠다 뺄 필요가 없어 관리가 편하고, 저작력도 자연치의 80% 수준까지 회복해 안정적으로 치아를 사용할 수 있다. 이종빈 강릉원주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고령층에 잦은 잇몸병은 전신 건강을 악화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조기 발견·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주위염 발생률 등 따져야
임플란트는 구강 건강관리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임플란트를 심으면 기존 치아와 조직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잇몸 뼈가 임플란트 표면과 바로 결합해 있어 자연 치아보다 입속 세균을 방어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 바로 임플란트 주위염이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입속 세균은 자연 치아보다 임플란트 주변 잇몸부터 공격한다. 임플란트를 식립하면 임플란트 주위염 발병률이 높은 이유다. 게다가 잇몸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할 때까지 자각하기 어렵다. 결국 약해진 잇몸 탓에 임플란트를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면 임플란트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오랫동안 임플란트를 사용하려면 전보다 철저하게 구강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임플란트를 오래 쓰기 위해서는 상처 난 잇몸의 재생·회복속도를 높이고, 입속 세균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식립할 임플란트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얼마나 치아 구조에 맞게 정밀하게 밀착하는지, 딱딱 부딪치면서 생기는 힘을 잘 견디는지 등에 따라 임플라트 장기 유지·관리에 차이가 있다. 완벽하게 치아에 맞춰 식립하면 임플란트 주위염 발생률도 준다.

실제 어떤 임플란트 브랜드로 시술을 했느냐에 따라 임플란트 주위염 발병률이차이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J. Derks 교수 연구팀은 임플란트 장기 안전성과 임플란트 브랜드별 임플란트 주위염 발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스트라우만은 9년 후 임플란트 상실률이 0.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임플란트 주위염 발병률이 최대 5.5배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임플란트 주위염 발병 원인을 살펴보는 국내 연구에서는 스트라우만 임플란트는 임플란트 주위염 발생률이 0%였다.

임플란트도 잇몸이 건강해야 시술할 수 있다. 잇몸이 약한 상태에서는 임플란트가 잇몸 뼈에 단단하게 결합하지 못한다. 임플란트 치료에 치유력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령층은 별다른 질환 없이 건강해도 성인에 비해 치유 능력이 떨어진다. 같은 상처가 생겨도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다. 식립한 임플란트가 잇몸 뼈에 단단히 결합하는 정도나 속도가 떨어진다.

당뇨병을 앓고 있을 때도 치유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임플란트와 잇몸 뼈 결합력을 높이는 기술력으로 이를 보완한 제품(스트라우만 록솔리드 에스엘엑티브, Roxolid SLActive)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당뇨나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으로 회복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식립 했을 때도 안정적인 치료 결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했다. 이종빈 교수는 “임플란트 주위염 발병률, 장기 안정성 등이 검증된 임플란트 브랜드를 꼼꼼하게 따져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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