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허리 통증’, 약물치료 두렵다면 이것이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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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본 여성학개론 ④]

방송인 사유리의 자발적 비혼 출산이 큰 주목을 받았다. 사유리는 난소 나이가 48살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평생 아이를 가지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임신을 시도했고, 지난해 11월 아들 젠 출산 소식을 알렸다. 그녀의 당당한 자발적 비혼 출산이라는 선택에 많은 이들이 지지를 보냈다. 

임신과 출산은 그 자체로 숭고한 축복이다. 그런데 새로운 생명을 품고 있는 임신 기간은 여성의 몸에 많은 변화를 준다. 대표적인 것이 허리 통증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복부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척추에 무리를 줘 요통을 겪는다. 실제 임산부 10명중 7명은 임신기간 중 허리 통증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임신 기간 중 허리 통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늘어난 체중에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적응하지 못해 통증이 발생한다. 또 점점 불러오는 복부를 지탱하기 위해 척추가 앞쪽으로 과도하게 휘어지는 ‘척추전만증’도 원인이다. 척추전만증이 심해지면 정상적인 척추 라인이 무너지고 압박이 가해져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호르몬도 허리 통증에 영향을 미친다. 임신 중 다량 분비되는 ‘릴렉신’ 호르몬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점점 커지는 자궁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척추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근육과 인대의 결합력이 떨어지면서 허리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임산부가 태아를 생각해 허리 통증을 무조건 참고 견딘다는 점이다. 진통제 조차 꺼리면서 행복해야 할 임신 기간은 인내의 시간으로 변한다. 임신 중 허리 통증을 방치하면 만성으로 악화해 출산 후에도 삶의 질이 떨어진다. 따라서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노원자생한방병원 송주현 병원장

임산부의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침 치료가 대안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침 치료는 화학적인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통증을 신속하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엔 임신 중 침 치료가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 연구소가 임신 중 침 치료의 안전성을 살펴본 결과 침 치료는 조산•사산•유산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표본코호트 데이터베이스에서 2003년부터 2012년 사이에 임신 진단을 받은 여성 2만 799명을 대상으로 침 치료의 안정성을 살펴봤다.

그 결과 임신 중 침 치료를 받은 임산부와 침 치료를 받지 않은 임산부의 분만 결과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당뇨병·고혈압 등 고위험 임산부 그룹 또한 침 치료가 분만 결과에 미치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침 치료의 안전성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만큼, 침 치료가 임산부의 허리 통증을 치료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의미다.

임산부는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 초기 무리한 운동보다 가벼운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으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 태아가 활발해지는 임신 중기에는 특히 허리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며 따뜻하게 허리를 찜질해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을 완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임신 후기에는 잠을 자는 야간에 허리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똑바로 누워 잘 경우 자궁이 대정맥을 눌러 압력을 높이고 요추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막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옆으로 편안히 누워 다리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끼우고 자는 것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임신과 출산은 엄마와 아이 두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는 숭고한 과정이다. 주변 가족, 더 나아가 사회 전반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임산부의 건강을 지킨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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