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척추 수술 땐 독립 보행, 전방 주시 가능한지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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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와 하체 정렬 연계하면 합병증 획기적으로 줄어

우리나라 국민의 80%는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허리 통증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통증의 대부분은 생활 습관만 바꿔도 좋아지는 단순 요통이지만, 15%가량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 질환을 방치하면 단순히 허리뿐만 아니라 무릎·다리·엉덩이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김용찬 교수의 도움말로 척추 건강에 대해 살펴봤다. 


척추는 경추(목뼈), 흉추(등뼈), 요추(허리뼈), 천추(엉치뼈), 미추(꼬리뼈) 등으로 이뤄져 있다. 경추에서 천추까지 S자 형태의 굴곡이 형성되면서 편안하게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 유전적 요인, 골다공증 등으로 인해 척추의 굴곡이 굽게 되면 척추 사이의 추간판이 튀어나오는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뼈 안의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리는 척추관 협착증, 나아가 척추가 굽은 채로 변형되는 퇴행성 척추 후만증 등으로 발전한다.

김용찬 교수는 “선천적인 척추질환도 있지만, 대부분 척추질환은 하루아침에 오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척추에 안좋은 영향이 축적되면서 질환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839만7832명에서 2019년 920만737명으로 매년 2~3%씩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부터 많아져 50~60대 환자가 가장 많다. 

대표적인 척추 질환은 추간판 탈출증이다.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같은 구조물인 디스크가 노화로 탄력성을 잃고 변형된다. 디스크는 말랑말랑한 만두처럼 생겼다. 갑작스런 충격으로 만두피가 찢어지듯 디스크가 터져 나온다. 이렇게 터져나온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밀게 되면 척추신경이 심하게 늘어나면서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거나 다리의 통증이 발생한다.

척추 신경관이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도 있다. 척추 뼈 내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결된 신경이 지나간다. 그런데 척추 내부 공간이 굽으면서 좁아져 신경이 눌리고 통증이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 통증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허리 통증만 △2단계는 하지 증상이 동반되며 30분 이상 걸으면 쉬어야 한다. △3단계는 하지 증상과 허리 통증이 동반되어 5분 이상 걸으면 쉬어야 하는 정도, △4단계는 누워있는데도 증상이 심해져 잠에서 깨는 정도다. △5단계에서는 통증보다는 허리가 굽어 오래 걷지를 못하고 싱크대에 팔꿈치를 대고 설거지를 해야 하거나 계단이나 비탈길을 힘들게 오르게 된다. 
 
퇴행성 척추 후만증으로 점차 허리가 굽기도 한다. 농사 등으로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여성에게 흔하다. 김 교수는 "허리를 구부리고 생활하는 습관이 척추 후만증의 발병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지듯 디스크가 심하게 닳으면서 허리 뒤쪽 근육이 약해지거나 척추관협착증 등 다양한 퇴행성 척추 질환으로 점진적으로 진행하거나 골다공증성 압박골절로 척추 뼈가 압박된 상태로 굳은 경우 등 원인은 다양하다. 

척추 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존적 치료로 언제까지 버티느냐다. 김 교수는 “수술이 두렵지만 질병을 키우는 상황이라면 향후 수술이 필요하다”며 “실력있는 전문의에게 내 몸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법을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엔 척추뿐만 아니라 하지정렬도 연계해 살피는 추세다. 수술적 방식으로 척추 질환을 치료할 때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술 평가 지표다. 김용찬 교수가 제안해 전세계 척추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용찬 교수는 “척추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할 때에는 인체 다른 관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 척추를 포함한 전신 관절에서 퇴행성 문제가 발생한다. 허리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지만 대부분이 허리뿐만 아니라 목, 엉덩이, 다리 관절도 크고 작은 문제를 보인다. 척추는 위로는 머리를 지탱하고 아래로는 상체를 골반을 통해 하지로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때문에 척추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관절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척추질환 환자의 상태나 수술 결과를 평가할 때는 환자의 편안한 전방 주시 및 직립보행 능력을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머리부터 발목 관절까지 하나의 선형 사슬로 고려한 전체 인체 골격 정렬의 개념이 필요하다. 김용찬 교수는 “척추균형이 무너지면 골반과 엉덩이 관절, 무릎관절 균형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척추 균형을 바로잡으면 하지 관절의 병적인 정렬을 이차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은 척추 질환 치료를 받을 때 외부 도움 없이 편안하게 직립 보행이 이뤄지면서 전방 주시가 가능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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