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뇌 전기 신호' 해석해 파킨슨병 치료 결과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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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뇌 심부자극술에 AI 적용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환자가 많다. 중뇌에 위치한 도파민 신경세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정상인보다 약 70% 이상 소실돼 발생한다. 65세 이상 100명 중 2명꼴로 나타날 만큼 의외로 흔한 병이다. 

뇌 심부자극술 모식도. 사진 서울대병원

파킨슨병 환자는 떨림, 강직, 자세불안, 보행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약물로 치료가 어려울 때는 뇌 이상 부위에 전극을 넣고 자극하는 뇌 심부자극술을 고려해야 한다. 뇌는 우리 몸의 '소우주'라 불리는 만큼, 뇌 심부자극술 역시 정확하고 적절한 표적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수술실에서는 환자의 두개골을 뚫고, MRI로 위치를 정한 뇌 부위에 미세전극을 위치시킨 뒤 조금씩 위치를 움직여가며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측정한다. 이때 기록된 전기신호를 분석해 가장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위치에 실제 자극용 전극을 삽입한다.

수술실에서 전기신호를 보다 정교하게 해석할 수 있으면 치료 결과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 재수술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것은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서울대병원 백선하·김희찬·선석규, 세종충남대병원 박광현 교수 연구팀은 전신마취 하에서 뇌심부자극술을 시행받은 파킨슨병 환자 34명의 미세전극 측정 기록을 인공지능 딥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수술 후 임상적 결과를 예측한 연구를 2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세전극을 통해 얻은 신호를 인공지능 딥러닝으로 분석해 치료 결과를 예측하고, 실제 수술 후 환자 상태와 비교했다. 양측 뇌에 뇌 심부자극술을 시행하지만, 각각의 전극이 신체의 좌우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인공지능 알고리즘 내에서 다중구조를 사용해 좌우의 비율을 다르게 적용했다. 그 결과, AI 알고리즘의 예측 정확도는 5대 1과 6대 1의 비율에서 가장 높았으며 최대 80%에 달했다.

서울대병원 백선하, 김희찬, 박광현, 선석규(왼쪽부터) 교수.

백선하(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할 때 최적의 표적을 찾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희찬(의공학과) 교수도 “뇌심부자극기 이식술의 예후 예측에 딥러닝 기법을 적용한 새로운 시도”라며 “앞으로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한 더 많은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들이 개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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