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초소형 무선 심박동기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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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내 첫 시술 받은 82세 여성 일상생활?문제없어

세브란스병원 부정맥센터(정보영·김태훈·유희태 교수)는 초소형 무선 심박동기의 임상 경과가 좋다고 5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부정맥센터는 2018년 초 서맥성 부정맥 진단을 받은 79세 여성 김모씨에게 국내 최초로 무선 심박동기 삽입술을 시행했다. 서맥성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1분에 60회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수초 이상 정지해 어지러움과 실신을 유발한다.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시적 부정맥은 약물치료를 하지만 노화에 따른 서맥성 부정맥은 인공심박동기가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공심박동기는 심방과 심실 사이에 전기를 전달해 정상 심장박동을 유지하게 돕는다.

김씨의 경우 분당 심장박동이 35~40회였으며 눕기 전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운동하면 숨이 차는 등 증상이 심해 국내 처음으로 미국 메드트로닉사의 무선 심박동기(leadless pacemaker) ‘마이크라’를 시술받았다. 3년이 지난 지금 추적 관찰 결과 김씨의 맥박은 정상이며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고 마이크라 역시 문제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2일에는 54세, 71세 서맥성 부정맥 여성 환자 2명을 대상으로 마이크라 삽입술을 시행했다. 대퇴부 정맥을 통해 심장에 삽입한 뒤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인공심박동기(왼쪽)와 무선 심박동기(마이크라, 가운데)의 크기 비교. 무선 심박동기는 먹는 비타민보다 조금 더 크다. [자료 세브란스병원]
 

그동안 인공심박동기는 가슴으로 장치를 삽입하고 정맥을 통해 전극을 체내로 넣어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크기가 커 가슴 피부를 절개하는 부담이 있고 감염이나 전극 삽입 시 압전이나 천공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무선 심박동기다.

2018년 국내 최초로 사용된 무선 심박동기 마이크라는 크기가 지름 0.67㎝, 길이 2.5㎝로 소형 건전지보다 작다. 기존 인공심박동기보다 크기가 6분의 1이다. 피부 절개 없이 대퇴 정맥을 통해 심장 안에 삽입해 흉터가 남지 않아 시술 후 환자의 회복 속도도 빠르다. 무선 방식으로 전선 문제도 해결했다. 배터리 수명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2년 정도다.

해외 임상 연구에서 삽입 성공률은 99%로 높았고 시술 후 1년 동안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2.7%로 기존 인공심박동기보다 6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률(0.06%)이나 시술 관련 감염률(0.17%)도 낮았다.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는 “2018년 무선 심박동기를 삽입한 환자가 별다른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하며 장치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기존 인공심박동기보다 안전성과 효용성 면에서 검증이 된 만큼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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