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밀집도 완화를 위해 재택근무를 하는데 유치원·학교·학원 등 교육기관도 동시에 쉬면서 직장 업무와 육아·집안일을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고강도 노동량은 워킹맘의 허리 건강을 위협한다. 대표적인 것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 뼈 사이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 염증이 생기고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식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맞벌이 비중이 높은 30~50대 여성 허리디스크 환자는 55만 1692명이다. 전체 여성 허리디스크 환자의 48%에 달했다. 이는 같은 연령대 남성 환자 50만 9134명보다 8%나 높은 수치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업무를 하면서 체중이 허리로 쏠린다.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가 받는 하중이 1.5배 크다. 오래 앉아있을수록 허리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빨래·청소 등 집안일도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한다. 빨래통 등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허리를 자주 구부리면서 척추 부담이 축적돼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육아 시 아이를 들어올릴 때 허리를 숙이다가 허리 통증이 가중된다. 허리 디스크가 심해지면 허리통증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 하지 방사통을 동반해 걷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허리 통증이 발생하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와 예방에 나서야 한다.
허리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 즉각적인 통증 경감 효과가 있는 동작침법(MSAT)을 시행한다. 동작침법이란 환자의 혈자리에 침을 놓은 상태에서 한의사의 지도하에 능동적·수동적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치료하는 방법이다. 동작침법의 효능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있다. 2013년에 동작침법의 급성 요통 경감 효과가 진통 주사제보다 5배 이상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통증 학술지 ‘PAIN’에 등재되기도 했다.
평소 허리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식적으로라도 허리를 곧게 편 상태로 생활하고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과식은 되도록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 척추 근육에 과도한 무리가 가지 않게 해야 한다. 운동은 일반적으로 척추에 부담이 적은 걷기나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추천된다. 하지만 환자 개인마다 증상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상황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건강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최우선 요소다. 바쁜 일상에서도 틈틈이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 건강하고 당당한 워킹맘이 되도록 하자.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