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방치하면 무릎·허리까지 '욱씬욱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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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건강의 뿌리, 발 건강

발은 건강의 뿌리다. 최근 증가하는 무지외반증도 방치할 경우 몸의 무게 중심이 무너저 발은 물론 무릎, 골반, 허리에 2차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엄지발가락이 휘는 발 변형이다. 주로 발 안쪽 돌출 부위가 신발에 부딪혀 통증이 발생한다.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해지면 2번째 발가락을 밀어 2, 3번째 발가락에도 통증이 발생한다. 이 상태로 방치하게 되면 2, 3번째 발가락에 가하는 압력이 높아져 굳은살 및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무릎, 골반, 허리에까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의 가장 큰 원인은 보행에 무리를 주는 신발 착용이다. 높은 굽의 신발, 발이 좁은 구두, 밑장이 얇고 딱딱한 플랫 샌들, 발가락 사이로 신발을 지탱하는 쪼리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신발은 엄지발가락을 압박하여 발 안쪽의 통증을 일으킨다. 굽이 있는 신발의 앞코가 뾰족하고 좁으면 발가락이 더욱 심하게 압박받고 다리와 발목에 가는 부담이 커진다. 뒷굽이 높거나 발가락을 조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앞쪽 폭이 좁은 신발을 신고 있으면 무지외반증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유전적인 원인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에게도 무지외반증의 발생 빈도가 높다. 평생 낮고 넓은 신발을 신은 사람이라도 발에 변형이 생길 수 있다. 그 외에도 평발, 넓적발, 전신 인대 이완증, 신경근육성 질환, 아킬레스건 구축, 체중 증가,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유성선병원 정형외과 배승환 전문의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며, 통증이 때때로 느껴진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기는데, 이는 결국 발바닥의 굳은살과 발바닥 앞쪽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발 변형이 점점 심해져 발바닥을 지탱하는 뼈의 배열이 틀어지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은 증상의 발생 시기, 가족력, 통증이 있는 부위 및 주로 신는 신발의 종류, 직업과 병력 등을 통해 진단하고, 방사선 검사를 통해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정도를 측정한다. 정상인의 발인 경우 뼈가 이루는 각도가 15도 이내이며, 20도 이하를 경증, 20~40도를 중등도, 40도 이상을 중증이라 정의한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이 되는 다양한 질환들이 있기 때문에 혈액 검사, 근전도 검사 등을 하기도 한다.

초기엔 발가락 사이에 보조기를 끼거나 교정 깔창을 사용하는 등 보존적 치료한다. 그러나 궁극적 치료 방법은 아니며 증상이 심하면 엄지발가락의 뼈와 인대를 일자로 반듯하게 잡아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유성선병원 정형외과 배승환 전문의는 "엄지발가락 안쪽 돌출부가 아픈 경우, 돌출부로 인해 오래 걷기 불편하거나 신발 신기 불편한 경우, 엄지발가락이 비틀어져 옆의 2, 3번째 발가락도 같이 비틀어질 경우 등에 수술이 필요하다"며 "튀어나온 엄지발가락뼈 일부를 잘라 똑바로 세우고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엄지발가락을 철심으로 교정해 원래대로 돌려놓는 절골술이 대표적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 예방을 위해서는 발에 가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서 있을 땐 발목, 발바닥, 발가락 쪽에 부담이 많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발을 신을 땐 굽이 높거나 앞쪽이 좁은 신발 대신 슬리퍼같이 굽이 낮고 발가락을 조이지 않는 편한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발을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발을 주무르고 스트레칭하는 것도 무지외반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발 변형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보정해줄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해 신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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