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되면 늦어요! 여성전용 진통제는 그날 이틀 전에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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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여성 전용 진통제 활용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 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가임기 여성에게 생리 기간 일주일은 성가지고 짜증나고 예민한 시기입니다. 여성 호르몬 변화로 얼굴엔 뾰루지가 올라오고, 별 것 아닌 일로 기분이 들쭉날쭉합니다. 아랫배와 허리를 쥐어짜는 통증도 고통스럽습니다. 이런 불편감은 생리 주기에 따라 매달 도돌이표처럼 반복됩니다. 흔히 ‘생리 전엔 아픈 게 당연하다’는 생각에 별다른 조치 없이 꾹 참습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생리통이 심하다면 진통제로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여성의 특성을 반영한 여성 전용 진통제 활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생리는 임신을 위해 두꺼워진 자궁 내막이 허물어지면서 몸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입니다. 자궁 근육이 수축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집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픈 이유 입니다. 생리 직전부터 갑작스럽게 아랫배가 쥐어짜듯 아프다가 서서히 나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리통은 초경을 시작한 사춘기에 가장 심했다가 출산 이후엔 조금씩 완화됩니다.
 
생리 전 배 빵빵하거나 부종 심할 때만 먹어야…통증 더 완화하지 않아
생리통의 일반적인 해결책은 진통제입니다. 요즘엔 우먼스타이레놀, 이지엔이브, 게보린소프트, 펜잘레이디정, 탁센이브, 미가펜이브 등 여성을 위한 진통제도 여러 종류 출시됐습니다. 뭔가 특별해 보이지만 통증 완화효과는 일반 진통제와 동일합니다. 글씨가 작아 읽기 어렵지만, 설명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등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해 생리통을 완화하는 각 제품별 진통 성분의 용량은 여성 전용 진통제와 같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진통 완화효과는 동일합니다. 차이는 하나입니다. 여성 전용 진통제에는 파마브롬이라는 이뇨제 성분이 추가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여성 전용 진통제에 왜 이뇨제가 들어가 있을까요? 여성은 생리 때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나트륨과 수분의 흐름이 낮아져 몸이 잘 붓습니다. 생리 시작 전부터 유두 울혈로 가슴이 아프고 배가 빵빵하게 차오르는 느낌에 불편합니다. 심하면 손발과 얼굴까지 붓는데, 생리가 시작되면 증상이 약해지다 사라집니다. 이후 그 다음 생리 주기에 맞춰 주기적으로 다시 붓고 나아지길 반복합니다. 생리 전 증후군중 하나인 생리부종입니다. 원인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지나친 자극입니다. 에스트로겐은 콩팥에 작용해 수분과 나트륨의 재흡수를 촉진합니다. 체내 수분이 많아지니 붓게 됩니다. 몸이 전체적으로 붓기도 하지만 분비샘이 발달한 곳에 부종이 좀 더 나타납니다. 대개 생리 5~6일 전부터 가슴 팽창감, 유방 압통, 복부 팽만감, 사지부종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실 생리를 하는 여성 70~85%는 생리 전 증후군을 경험합니다. 생리 부종 외에도 두통, 여드름, 피로감, 불면증, 수면과다, 우울증, 분노폭발, 과민반응, 불안·초조, 사회적 고립, 식욕변화, 집중 어려움 등 다양한 감정·신체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 정상적인 변화지만, 일상은 불편합니다. 생리 전 증후군은 대개 생리가 시작되고 하루 정도 지나면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보다 오래 가거나 증상을 견디기 힘들다면 증상에 맞는 약이 도움이 됩니다.
 

파마브롬 성분의 이뇨제는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 나트륨 재흡수를 방해해 소변으로 수분·나트륨의 배설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생리 주기와 관련이 있는 생리 부종, 복부 팽만감, 가슴 통증 등 각종 부종 증상까지 완화해줘 예민해지고 불편한 그날을 좀 더 편안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파마브롬 성분의 여성 전용 진통제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생리로 아플 때보다는 생리 이틀 전부터 미리 먹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해 생리통을 완화하면서 생리 부종도 동시에 해결합니다. 생리 전 증후군은 개인차가 큽니다. 예상되는 생리통의 강도나 생리 부종 증상이 심하다면 4~5일 전부터 복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생리 전 증후군은 배란된 난자가 수정되지 않으면 증식된 자궁 내막이 퇴화하면서 허물어지는 황체기 부터 나타납니다. 주로 생리 시작 7일 전 무렵부터 입니다. 이후 생리 시작 이틀 전에 정점을 찍은 후 생리 시작 직후부터 빠르게 증상이 사라집니다. 생리 전 증후군은 생리 후 4~12일 사이에는 관련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만일 생리가 시작돼도 감정·신체적 증상이 계속된다면 생리 전 증후군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때는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 전용 진통제가 방광 자극 소변 횟수 늘어
여성 전용 진통제를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생리 때 부종이 없다면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부러 여성 전용 진통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성 전용 진통제에 포함된 파마브롬 성분의 이뇨 작용은 고혈압 치료제처럼 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방광을 자극해 소변 횟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야간뇨가 걱정된다면 가능한 오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2~3번 먹는다면, 마지막 약은 저녁 6시 정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을 때도 여성 전용 진통제 복용은 피해야 합니다. 이뇨작용으로 혈압약의 효과를 더 강하게 만들어 저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파마브롬 성분이 없는 진통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진통성분이 생리통의 원인인 프로스타글란딘으로 인한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합니다. 다만 진통작용이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을 상승시킬 수도 있으니, 고혈압 환자는 장기간 지속 복용이나 고함량 복용시에는 약사와 상의를 권장합니다.
 
여성 전용 진통제를 먹을 땐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셔야 합니다. 파마브롬 성분의 이뇨제는 강제로 체내 수분을 소변으로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따라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 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성 전용 진통제를 복용하면 파마브롬 때문에 황금색 소변이 나올 수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리통은 혈액순환이 잘 안될 때 심해집니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심리적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빈혈이 있을 때도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빈혈이 있다면 빈혈 치료를 권장합니다. 마그네슘, 비타민 B6 같은 영양성분도 생리통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도움말: 성균관대 약대 오성곤 겸임교수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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