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빙빙 돌거나 공중부양 느낌…어지럼증도 증상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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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약, 보양식 등 자가치료 행위는 만성화 주범

보통 어지럼증은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어지럼증은 나이를 따지지 않고 누구나 겪을 수 있다. 특히 모든 연령대에서 어지럼증 환자 수가 늘고 있고 발생 원인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59만8036명이던 어지럼증 환자 수는 2019년 94만9519명으로 10년간 5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령별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환자는 50대가 10만8596명에서 17만7429명으로 63.3% 증가했고, 60대는 10만8951명에서 18만8586명으로 73.6% 늘었다. 보통 50대 이상부터 어지럼증 환자의 증가 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전 연령에 걸쳐 어지럼증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제 10대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한 환자는 2010년 3만5542명에서 2019년 5만197명으로 41.2% 늘었다. 20대 역시 같은 기간 4만7701명에서 6만7325명으로 43.2% 증가했다. 30대(21.5%)와 40대(28.0%)에서도 어지럼증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어지럼증은 흔한 질병이 됐다.  

일반적으로 어지럽다는 건 '몸의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암시한다. 균형감각은 뇌 기능과 자율신경, 근골격계, 내이의 전정기관 등이 복합적인 협업 관계를 맺으며 유지된다. 이 복합적인 관계에서 기능 하나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적인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겨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크게 뇌와 관련된 중추신경계 질환에 따른 어지럼증, 전정기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말초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 내과 질환 중 하나인 기립성 저혈압에 따른 어지럼증, 공황장애·우울증 같은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분류된다.

중추신경계와 관련된 질환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놀이기구를 탔을 때와 비슷하게 주변이 빙빙 도는 '현훈(어지럼)'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스펀지 위를 걸어가거나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를 '균형 실조증'이라 한다. 이는 뇌 신경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또 가벼운 어지럼증과 함께 눈앞이 아득해지는 증상이 특징인 비특이성 어지럼증은 심리적 원인, 약물, 심혈관계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원장(왼쪽)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 세란병원] 

어지럼증은 질환명이 아닌 증상이다. 치료를 위해 원인부터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세반고리관 내의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이석 정복 요법, 균형감각 재활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균형감각 재활 치료법은 일원화한 치료 방식이 아닌 개개인의 어지럼증 원인·증상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실시한다. 만성 어지럼증 환자, 약물치료 요법의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시도해볼 만하다. 만약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빈혈약, 보양식 등을 통해 자가치료하려는 행위는 질병을 악화하고 만성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원장은 "어지럼증은 어느 한 연령층에서만 걱정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전 연령대에 걸쳐 그 환자 수가 늘고 있다"며 "연령대별로 어지럼증이 발병하는 원인이 모두 다르므로 치료 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을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방치했다가 진단·치료가 늦어지면 만성 어지럼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박 진료부원장은 "자신이 느끼는 어지럼증을 잘 관찰했다가 반복적이거나 증상이 심해질 경우에는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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