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중금속 중독, 미세먼지·식품·염색약 등 원인 다양

인쇄

일상 생활 속 중급속 중독 관리법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이 있다. 일상 생활에서 매일같이 맞닥뜨리고 있는 위험 요소들은 간과하고 넘기기 쉽다는 의미다. 중금속 중독이 대표적이다. 과거 직업병으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미세먼지, 방부제 등을 통해 일반인들도 중금속 중독을 진단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중금속 중독의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중금속 중독은 중금속염이 체내에 흡수 및 축적되어 일으키는 중독을 일컫는다. 중금속이란 비중이 4~5 이상인 금속으로 수은, 납, 카드뮴, 비소 등이 포함된다. 중금속은 음식 섭취나 생활 환경, 황사와 미세먼지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속에 침투한다. 수은은 방부제, 석유제품, 염색약, 살균제, 생선 등을 통해, 납은 산업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일상 생활 환경에서 쉽게 노출된다. 카드뮴은 페인트, 배기가스, 도금제품과 배터리, 비소는 목재보존재, 농약, 염료, 토양 및 오염된 토양의 식품을 통해 노출되는 경우가 흔하다.

중금속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높은 활성도의 산화 및 환원 반응을 통해 독성 작용을 일으킨다. 쉽게 배출되지 않고 체내 축적되어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짧은 시간에 과도한 중금속에 노출이 될 경우 비교적 원인과 증상이 명확하기 때문에 즉시 해독 치료 등의 처방이 가능하다. 반면 장기간 동안 저농도의 중금속에 노출됐다면 증상이 특별하지 않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만성중독은 서서히 진행되며 인지하지 못할 경우 사망에 이르거나 다음 대(代)에 기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중금속 노출 예방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야 한다. 평소 적합한 안전성 평가를 거친 식품 및 생활용품을 섭취ㆍ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편중된 어류 섭취를 할 경우 수은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평소 다양한 음식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중금속은 땀이나 소변을 통해 배출되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도 좋은 예방법이다. 또,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KF-94, KF-80 등 미세 먼지 차단 효과가 확실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은, 납, 카드뮴 등 10종 이상의 중금속과 미네랄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도 보편화돼 있다. 만성적으로 중금속에 노출된 환경에서 작업하는 사람, 치료 목적의 시술 등 의학적 노출이 있는 경우, 중금속 노출과 중독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는 경우 권장된다. 한편, 미네랄의 경우 신체 내 모든 기능 활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결핍 시 성장지체, 학습장애, 만성피로, 골다공증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충제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역으로 심각한 독성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사전에 검사를 통해 미네랄 수치를 점검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아람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급성 중금속 중독과 달리 만성중독은 일상 속에서 낮은 농도의 중금속에 장기간 노출돼 발생하기 때문에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도 조금씩 나타나서 진단이 쉽지 않다”며 “중금속 중독이 더욱 큰 질병으로 발전하기 전에 중금속 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점검하면 체계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