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안압 하강 효과 지속하는 레이저 치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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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센트럴서울안과 김미진 원장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실명’을 부르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병이 서서히 진행하고 말기가 될 때까지 특이 증상이 거의 없어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녹내장은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므로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닥터스 픽에선 센트럴서울안과 김미진 원장의 도움말로 녹내장의 위험 요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녹내장은 어떤 질환이고, 발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은 뭔가요?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차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여러 이유에 의해 신경이 점점 약해지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병이죠.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높은 안압(눈의 압력)입니다. 이때 안압은 상대적인 개념인데요, 안압이 정상 범위라도 시신경이 상대적으로 약하면 녹내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한 근시 또는 원시, 가족력 등도 위험 요인입니다. 다른 안과 질환이나 염증 질환 때문에 녹내장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젊은 층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나요?
녹내장은 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40대 이후 성인에게 정기적인 눈 검진을 권유하는 이유가 나이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20대에도 고도 근시나 가족력이 있을 때 혹은 다른 안과 질환과 동반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죠.  
 

▶시력교정 수술을 받으려고 하는데 녹내장 의심 소견이 있다고 합니다. 수술을 못 받게 되는 건가요?  
시력교정 수술은 눈 안에 렌즈를 삽입하는 방법(안내렌즈삽입술), 각막을 레이저로 편평하게 만들어 굴절 이상을 교정하는 방법(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크게 두 가지입니다. 두 수술 부위 모두 눈 안쪽의 시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녹내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안내렌즈삽입술은 안압 변동 위험성이 있는 편이라 녹내장 환자에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이 의심되는 사람에서 위험성을 따져 수술 여부를 정합니다.
 
반면에 라식, 라섹 등 각막굴절교정수술은 안압 변동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녹내장이 있더라도 안압, 녹내장 상태, 조절이 잘 되는지 등을 따져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편, 시력교정 수술 후엔 관리를 위해 스테로이드 안약을 점안하게 되는데요, 간혹 과민반응으로 눈의 압력이 오를 수 있습니다. 약 사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나 수술 후 안압 추이를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녹내장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없나요?
녹내장은 서서히 진행하는 병이라 초기에 자각할 수 있는 특이 증상은 없습니다. 녹내장 진단을 받은 사람 중에는 일반 안과 검진을 받다가 혹은 다른 증상으로 왔다가 우연하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병이 진행하면 시야가 점점 좁아지죠. 말기에 가서야 시야 손상을 느끼곤 합니다. 다만 염증에 의한 녹내장, 폐쇄각 녹내장 발작 등이 생기면서 안압이 갑작스럽게 급격히 오를 수 있습니다. 이땐 뿌옇게 보이거나 눈이 충혈되며 눈과 머리가 아프고 오심·구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안약은 어떤 효과가 있으며, 안약으로 치료가 잘 안 될 땐 어떻게 하나요?
녹내장은 완치보단 관리하는 병입니다. 관리의 목적은 최대한 기능이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죠. 안압을 낮추는 것이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약물, 레이저, 수술 등을 활용하죠. 일반적으로 녹내장에 쓰는 안약은 안압을 낮추는 약이고, 눈 속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거나 시신경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안약도 있습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약의 적합성을 고려해 종류나 개수 등을 정합니다. 최소한의 약을 쓰고 부작용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하지만 약을 써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 약 부작용이 있는 경우, 임신부인 경우 등에선 녹내장 레이저 치료와 같은 다른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SLT 레이저 치료라는 게 있던데,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성형술(Selective Laser Trabeculoplasty·SLT)은 방수 유출에 장애를 유발하는 섬유주의 특정 세포만을 레이저로 자극해 안압을 떨어뜨리는 치료법입니다. 눈 속에는 투명한 액체인 방수가 흘러가면서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방수는 눈 속 여기저기를 흘러가다가 섬유주라는 곳으로 배출됩니다. 섬유주는 방수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통로로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안압 조절이 어려워지죠.
 
SLT 레이저 치료는 한 번 하면 1~3년까지 안압 하강 효과가 유지되며, 주변 다른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아 반복 시술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건강보험의 적용으로 경제적인 데다 약물치료에 따른 불편함을 덜 수 있죠. 실제로 2019년 발표된 대규모 연구결과에 따르면 녹내장(개방각) 및 고안압증 환자에게 첫 치료로 SLT 레이저를 시행한 후 3년간 관찰한 결과, 약물치료만큼 안압 하강 효과가 잘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모든 녹내장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므로 치료를 위해선 전문의 상담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녹내장 수술을 권유받았는데, 수술법은 어떤 게 있나요?
수술은 약이나 레이저 치료를 했는데도 충분히 안압이 조절되지 않을 때 시행할 수 있습니다. 약 부작용이 있어 약을 못 쓰는 경우 등에도 고려할 수 있죠. 섬유주를 절제해 방수가 흰자 밑으로 흘러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는 섬유주절제술, 눈에 방수유출장치를 삽입하는 수술 등이 있습니다. 최근엔 안압 하강 효과는 상대적으로 조금 낮지만,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도 하고 있죠. 녹내장 진행 상태, 환자 전신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어떤 수술이 최선일지 결정합니다.  
 
간혹 고혈압약을 먹고 있어 수술이 걱정된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평소에 혈압 조절이 잘 된다면 고혈압 자체가 수술의 위험 요인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심혈관 질환으로 아스피린과 같은 혈전 용해제를 장기간 복용한 사람은 수술법에 따라 출혈 위험이 다소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좋습니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녹내장이 발생했는데, 치료가 가능할까요?  
혈당 조절이 오랫동안 잘 안 되는 사람은 미세혈관 순환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눈의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혈액과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눈 구조 여러 군데에 신생혈관이 만들어집니다. 섬유주 부근에 생기면 방수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죠. 결국 안압 조절이 잘 안 돼 녹내장이 발생합니다. 이땐 신생혈관 생성을 유발하는 당뇨병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망막에 신생혈관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레이저나 주사 치료 등으로 신생혈관을 덜 생기게 치료하고 녹내장 관리를 병행해야 합니다.
 

녹내장을 유발하는 습관이 있나요? 또 예방에 도움되는 생활습관이 있다면.
녹내장은 특정한 나쁜 습관 때문에 생기는 질환은 아닙니다. 요즘 많이 호소하는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나 컴퓨터 시각 증후군은 영구적인 시력 손상과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녹내장 환자에게 권유하는 생활습관은 몇 가지 있습니다. 담배는 안압 상승을 유발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신경으로 가는 혈류 감소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금연이 필수입니다. 과음 역시 안압 조절에 어려움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커피는 하루 1~2잔 정도로 과하게 마시지 않도록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관리에 나서야 합니다. 혈류 개선을 돕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안압이 오르지 않도록 잠도 충분히 자는 게 좋습니다.
 

녹내장 예방에 도움되는 영양제가 있을까요?
항산화 효과가 있으면 시신경 손상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다만 녹내장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확실하게 입증된 것이 아니므로 크게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영양제 형태로 먹는 것보단 식품으로 먹는 것이 더 효율이 높으니 평소에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베리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녹내장은 병의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어릴 적부터 시력 및 안압, 안저 검사 등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을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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