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지난 2015년 실험주택, 공동주택 등을 대상으로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요리 시 미세먼지와 포름알데하이드·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 등 오염물질이 발생했다. 고기·생선 같은 단백질 식품이 탈 때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같은 발암 물질이 다량 생성된다.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에도 미세먼지가 많지만, 음식의 종류와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육류를 삶을 때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높은 119μg/m³까지 올라가고, 식재료를 굽거나 튀기면 훨씬 더 높이 올라가 생선을 구울 때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878μg/m³까지 높아진다.
조리 시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은 건강에 해롭다. 포름알데하이드는 고농도 장기간 노출 시 두통·구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기체로, 폐로 들어가면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 달라 붙어 산소의 공급을 저해한다.
요리 매연이 폐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도 있다.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가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 478명과 비흡연 여성 일반(폐암이 아닌)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요리 시 눈이 자주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환기를 하지 않은 경우, 주방이 분리돼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서 요리하는 여성의 폐암 발병률이 더 높았다.
이처럼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한 오염물질은 실내로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주방 환기가 필수적이다. 환경부는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반드시 창문을 열고 주방 환풍기를 작동하는 등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요리가 끝난 후에도 창문을 바로 닫지 말고 15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실제 연구 결과를 통해 주방 환기의 중요성도 확인된 바 있다. 환경부가 요리할 때 환기 효율에 대해 연구한 결과, 요리 후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는 환기 후 15분 내 평상시 수준의 농도로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높은 구이와 튀김 요리는 환기 후 15분, 비교적 발생량이 낮은 볶음, 끓인 요리는 10분 내 미세먼지 농도가 9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나 냉·난방 기기를 가동해 창문을 열고 환기하기 꺼려지는 날에는 실내 환기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한 예로, 경동나비엔이 출시한 ‘나비엔 청정환기 시스템’은 공기청정과 환기 기능을 함께 갖춰 한 시스템으로 온 집안 공기 질을 관리할 수 있다. 실내 통합공기 질 상태에 따라 기기가 스스로 상황에 맞는 모드로 작동하는 ‘자동운전’ 모드를 비롯해 유해물질이 주방 후드에 잘 흡입되도록 급기(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요리 모드’ 등 다양한 모드로 작동할 수 있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자연 환기 대비 에너지 소비를 약 34% 줄일 만큼 에너지 절감 효과도 우수하다(TAC551 모델, 여름철 냉방 에너지 절감 시뮬레이션 기준).
요리할 때 실내 공기 질 관리를 위한 생활 속 꿀팁도 챙겨보자. 고기·생선은 바싹 굽지 않고, 볶기·구이 등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하는 요리를 할 때는 뚜껑을 덮는다. 가급적이면 조리 시간을 짧게 하고, 요리 시 마스크를 착용하면 안전하다. 부치거나 튀기는 요리보다 찌거나 삶는 요리가 좋고, 기름을 사용해야 한다면 되도록 적게, 기름이 타지 않도록 중불에 요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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