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이 주목한 C형 간염…8주 단기 치료로 완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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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브비 글로벌 간 연구 메디컬부 의학책임자 디미트리 세미자로브 박사

C형 간염은 무관심이 키우는 병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20~30년에 걸쳐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 중 30~40%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된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아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C형 간염은 건강검진 항목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다. 예방백신도 없어 미리 대응하기 힘들다. 

다행히 C형 간염은 조기에 진단·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몇 안되는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 중 하나다. 2020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3명의 과학자가 선정된 이유다. 이들의 연구 덕분에 존재조차 알 수 없었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인지·발견하고, 치료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토대로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 C형 간염 치료를 선도해 온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 애브비(AbbVie)의 글로벌 간 연구 메디컬부 의학책임자 디미트리 세미자로브(Dimitri Semizarov) 박사에게 서면으로 C형 간염 완치시대를 연 C형 간염 치료제 '마비렛' 개발 배경 등에 대해 들었다.
 

애브비 글로벌 간 연구 메디컬부 의학책임자 디미트리 세미자로브 박사

Q1. 올해 노밸생리의학상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3명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완치 가능한 C형 간염 치료제 마비렛을 개발을 주도한 입장에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이들이 있어서 바이러스 간염인 C형 간염 퇴치가 가능해졌다고 본다. 나 뿐만이 아니라 애브비 메디컬부 구성원 모두가 이들의 수상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을 기점으로 C형 간염의 위험성, 검진·치료 중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져 더 많은 C형 간염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치료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30년까지 바이러스 간염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C형 간염 퇴치를 강조하면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Q2.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왜 무서운가.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세상에서 강력한 발암물질 중 하나다.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20배 높은 간암 발생률을 보인다. 세계적으로 C형 간염 환자는 약 7100만 명으로 추정한다. 매년 약 200만 명이 새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만성 간질환자의 15~20%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C형 간염 바이러스 확산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Q3.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어떻게 퍼지나. 
“타액으로 전파하는 코로나19와 달리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무심코 돌려쓰기 쉬운 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을 사용하다가 나도 모르게 감염된다.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침·주삿바늘로 치료·문신·피어싱·반영구화장(눈썹·아이라인)도 위험하다. 간염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강하다. 침이나 바늘 등에 묻어 있는 극소량의 혈액만으로도 퍼질 수 있다. 다만 가벼운 키스·악수·재채기·식사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예방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적극적인 C형 간염 검진으로 조기 진단·치료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선제적 치료로 간경변증·간암 등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으면서 C형 간염 완치로 추가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한국의 대한간학회·대한간암학회 등 국내 전문가 집단에서도 국가건강검진에 C형 간염 검사를 포함시킬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4. 애브비에서 개발한 마비렛의 범 유전자형 8주 치료 옵션은 C형간염 치료 패러다임을 확고히 변화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환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한 결과다. 기존 C형 간염 치료는 매우 복잡하다. 같은 C형 간염이라도 6개의 세부 유전자형(1~6형)에 따라 약 복용법, 치료 기간 등이 다르다. 지금까지는 이들 세부  유전자형에 맞춰 6~12개월 동안 주사제와 먹는 약을 함께 사용해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앴다. 그런데 오랜 기간 약을 먹다보니 약 부작용을 겪는 사람이 많았고, 장기간 힘들게 치료해도 성공률이 50%에 불과했다. C형 간염 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애브비는 새로운 C형 간염 치료제는 C형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계획을 세웠다. 어떤 C형 간염 유전자형에 상관없이, 치료 기간을 단축한 치료제(마비렛)가 탄생한 배경이다. 마비렛은 유전자형, 대상성 간경변증 동반 여부에 상관없이 효과적으로 C형 간염을 치료한다. 또 치료 기간 역시 8주로 짧다. C형 간염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특히 한국은 2년여 전부터 C형 간염으로 진단되면 마비렛으로 급여 적용을 받아 치료할 수 있다.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

Q5. C형 간염 극복을 위한 애브비의 노력이 남다르다고 들었는데.
“애브비는 그간 50여건 이상의 C형 간염 관련 임상연구(1300여곳 병원의 약 10,000명의 환자가 참여)를 진행해왔다. 더불어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세계 각국의 관련 데이터, 최신 동향 등을 수집 및 모니터링 하고 있다. 앞으로도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연구 개발 활동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C형 간염은 백신은 없지만, 간단하고 정확한 조기 검진으로 환자를 찾아내 치료하면 환자 개인의 치료는 물론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특히 C형 간염은 단기간 치료로 완치가능해 현재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을 계기로 전 세계가 C형 간염 퇴치에 동참해 오는 2030년에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진 해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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