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대동맥 찢어진 환자 '고위험 응급수술' 성공률 98%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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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팀 성과 눈길

심장에서부터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대동맥이 찢어지는 병을 ‘대동맥 박리’라 한다. 대동맥은 안쪽부터 내막, 중막, 외막으로 구성되는 데 대동맥 내막이 찢어져 혈액이 중막 쪽으로 흘러들어가는 경우가 가장 많다. 방치하면 이틀 내 절반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문제는 심장과 가까운 곳의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면 약물이나 시술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가슴을 열고 파열된 대동맥을 인조 혈관으로 교체하는 대동맥 치환술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를 위해 인공 심폐기를 이용해 심장을 정지시키고 체온을 떨어뜨려 혈액의 순환을 멈춰야 한다. 수술 시간이 길어지면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전문 의료진의 숙련된 실력이 요구된다.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에게 초응급으로 대동맥 치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흉부외과를 중심으로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초응급 상황에 24시간 대비 체제를 갖췄다. 대동맥 박리의 전문화된 치료에 매진한 결과 수술 성공률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 김준범 교수 등 전담팀은 23일 지난 21년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365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성공률은 97.8%, 수술 사망률(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이 종전의 5분의 1수준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급성 대동맥 박리로 수술받은 환자 365명의 결과를 5년 단위로 나누어 비교했더니 수술 성공률은 89%→ 89%→90.1%→97.8%로 점차 높아졌다. 이에 반해 수술 사망률은 약 11%(1999~2004년)에서 2.2%(2014~2019년)로 5분의 1수준까지 낮췄다. 국제 급성대동맥박리학회(IRAD)가 발표한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평균 80~85%)을 월등히 앞서는 결과다.

쇼크 상태로 병원에 온 고위험 환자 비율은 8.8%에서 15%로 약 1.7배, 대동맥과 심장을 연결하는 대동맥 판막까지 함께 인조혈관으로 치환하는 등 수술 범위가 넓은 복합 수술 비율이 3%에서 23%로 약 7.7배 증가했음에도 수술 성공률이 향상된 것이라 전담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급성 대동맥 박리 수술 시간은 평균 284분에서 194분으로 약 31.6%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시간이 짧아지면 환자 부담이 그만큼 줄고 감염 위험도 낮아진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왼족), 김준범 교수

주석중 교수는 “과거에는 쇼크 상태의 환자나 대동맥 손상 범위가 넓은 환자는 수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고위험 환자들을 제외하지 않고 수술했음에도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었다”며 “이는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 의료진이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기법을 적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준범 교수는 “대동맥 박리 환자의 약 80%가 고혈압을 앓고 있기 때문에 평소 혈압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지 며칠간 약 복용을 거르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의료진을 찾고 평소 복용하는 약을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3대 흉부외과 학회 중 하나인 유럽심장흉부외과 학회에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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