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 속 암 돌연변이 DNA로 두경부암 진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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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찬 교수 연구팀, 두경부암 액체생검 적용 가능성 제시

두경부암은 눈·뇌·귀·식도를 제외한 구강·구인두·후두·하인두·비인두·갑상선·침샘 등 두경부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암이다. 두경부는 숨을 쉬고 먹고 말하는 등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신체 기능이 집약된 부위다. 두경부암은 조기 진단은 물론 수술 후 재발을 찾아내는 감별이 까다롭다. 최근엔 두경부암 진단을 위해 혈액·타액 등에 극미량 존재하는 암세포 유래 DNA를 유전자 분석해 진단하는 액체생검을 도입하려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액체생검은 이미 폐암·유방암·대장암·위암 진단 등에도 적용해고 있다. 

액체생검 기술 이용해 두경부암 검출, 진행 경과 추적하는 기술 개발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 연구팀은 Cell-free DNA 액체생검 기술을 이용해 두경부암의 진단 및 진행 경과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해 두경부암에 감별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타액은 항상 구강 내 암성 병변과 직접 접촉한다. 타액에서 얻을 수 있는 순환종양 DNA(ctDNA)를 표적으로 활용해 두경부암 진단은 물론 수술 후 예후 등을 추적 관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영찬 교수 연구팀은 환자에게 특이적으로 발생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기반으로 타액에 존재하는 ctDNA를 검출하는 초고감도 유전자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두경부암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해본 결과, 환자의 타액에서 종양 유래 DNA를 검출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수술 후 종양 유래 DNA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특정 종양유래 DNA는 타액에 극소량 존재한데다 민감도를 높이기 위한 검출법이 까다로워 곧바로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두경부암은 치료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마커를 찾는다면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국제학술지 ‘Oral Diseases’에 게재됐다. 

8년 사이 환자 28% 증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 높아
두경부암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두경부암 환자는 2010년 1만3256명에서 2018년 1만7026명으로 28.4% 증가했다. 두경부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찾기 어렵다. 보통 3개월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입안이 자주 헐거나 붓고 적백색 반점이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려워진다. 초기에만 발견하면 완치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두경부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후두암도 1기 완치율이 85%를 넘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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