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생물학적 제제 유용... 선택은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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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애 교수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지난 8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때문에 사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병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사람이 많았는데요,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성 장 질환의 하나입니다. 소화관에 생긴 만성 염증으로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질환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증상도 다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해 진단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다행히 치료 약제의 발전으로 일찍 발견해 치료받고 관리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이번 닥터스 픽에선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애 교수의 도움말로 염증성 장 질환의 특징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어떤 병이고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염증성 장 질환은 이름 그대로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일반적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여기에 해당하죠.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하고,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는데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많이 발병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으로 장 내벽에 염증과 궤양이 발생하면 설사와 복통, 혈변, 점액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혈변 탓에 빈혈이 오기도 하고 쥐어짜는 듯한 복통을 호소하면서 급하게 화장실 가는 일이 잦아지죠. 이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일이 흔합니다. 피로감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30대에도 염증성 장 질환에 걸릴 수 있나요?
염증성 장 질환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 소아에게 나타나기도 하죠. 최근 환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 수는 2010년 1만2000여명에서 2018년 2만2000여명으로 83% 증가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도 마찬가지인데요, 환자 수가 2010년 2만8000여명에서 2018년 4만3800여명으로 56%가량 늘었습니다. 특히 10대, 40대 환자 비율이 각각 68%, 52%에 달할 정도로 젊은 환자 비중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유전 혹은 전염될 수 있는 병인가요?
염증성 장 질환은 가족 내 발병률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어떤 식으로 유전되는지 아직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특히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족 내 발병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유전성 질환이라기보단 가족성 질환으로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보통은 유전적 요인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촉발해 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염되거나 다른 사람을 전염시키는 질환은 절대 아닙니다.  
 

▶염증성 장 질환과 장염, 과민성장증후군을 어떻게 구별하나요?
염증성 장 질환의 주된 증상은 설사, 복통, 혈변입니다. 이는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 치질 증상과도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조기 진단이 늦어지는 배경이죠. 장염은 세균 혹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장에 염증이 발생한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설사와 복통, 구토, 고열 등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급성 장염은 대부분 금식하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면 일주일 이내로 증상이 호전됩니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설사와 만성 복통, 복부 팽만, 배변 장애 등을 호소합니다. 일시적으로 장의 기능에 장애가 생긴 탓이죠. 염증과 관련이 없고 염증을 유발하지도 않습니다. 이땐 스트레스를 줄이고 식습관을 개선하면서 증상별 약을 투여하면 한결 좋아집니다.
 
반면에 설사나 복통, 혈변, 점액변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하고 체중이 10% 혹은 5㎏ 이상 줄어드는 체중 감소와 함께 피로감이 심하다면 염증성 장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길 권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가 가능한가요? 아니면 평생 치료를 해야 하나요?
염증성 장 질환은 평생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한두 번 약물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완전히 치유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없지만, 치료 약은 다양한 편입니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증상이 거의 없는 관해기가 오래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의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의료진 처방대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는 어떤 약제가 쓰이나요?
염증성 장 질환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을 없애며 질환의 진행을 늦춰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즉, 약물치료를 통해 관해기를 유도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최소한의 투약으로 관해기 상태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치료할 땐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지만, 장 협착이나 누공, 농양 등 합병증이 심한 환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에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약은 5-아미노살리실산(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저분자 물질 제제 등입니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주의해야 할 동반 질환이 있을까요?
염증성 장 질환은 장 이외의 다른 신체 부위에서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장관 외 증상이라고 하죠. 장의 염증 세포가 신체의 다른 부위로 이동해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약 30%가 이런 장외 증상을 경험합니다.  
 
눈의 충혈·통증·가려움증이 나타나는 포도막염, 피부에 압통이 있는 혹·궤양·발진 등이 나타나는 피부염, 관절의 부종·통증이 나타나는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이 염증성 장 질환에 동반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최근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생물학적 제제가 쓰인다고 하는데, 어떤 약이고 언제 사용할 수 있나요?
생물학적 제제는 장의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 자체를 차단하는 일종의 표적치료제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치료제로 치료가 잘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심할 때 사용합니다.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장 점막을 치유하는 데도 좋은 효과를 보여 최근 많이 쓰이는 약제죠.
 
생물학적 제제는 피하 주사제와 정맥 주사제 두 종류입니다. 피하 주사제는 복부·허벅지 등 피하 조직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주사를 맞는 시간이 10초 내외로 짧고 가정이나 직장 등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투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정맥 주사제는 정맥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보통 병원 입원실이나 주사실에서 투여합니다. 주사 맞는 데 1~2시간 소요되지만,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고 약물 관리를 스스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생물학적 제제의 바이오시밀러가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어떤 약을 말하는 건가요?
화학합성 제제의 복제약은 제네릭 의약품 혹은 카피약이라고 합니다. 복제약은 오리지널약의 주성분과 동일한 성분을 동일한 조합으로 합성해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제제(바이오의약품)도 제네릭 의약품처럼 오리지널약과 유사한 것을 만들기 위해 개발한 것이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입니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공정에서 조금의 변화만 있어도 최종 산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하다는 의미로 시밀러(Similar)라는 이름이 붙는 것이죠.
 
바이오시밀러는 효능과 안전성이 오리지널약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현재 처방받고 있는 약이 효과가 있다면 진료비 부담을 경감해주는 산정 특례 등의 혜택이 있으므로 약을 바꾸기보단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요?
처음 약을 선택할 땐 효과와 비용을 잘 살펴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에선 외국처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의 비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원마다 처방 가능한 약제가 다르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 약을 결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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