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 있으면 일상생활 힘들어…조기 치료는 기능 회복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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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

어깨는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어깨 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긴다. 어깨 관절 질환은 정형외과 영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분야다. 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어깨 통증 진료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서 어깨 통증 환자가 연평균 8.9%씩 늘었다고 보고했다. 그 이유는 첫째, 고령 인구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이고 둘째, 선진국 대열에 끼면서 테니스·골프 등 스포츠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며 셋째, 최근 스마트폰과 PC 사용이 일상화해 올바르지 않은 자세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어깨 관절은 골프공을 골프 티 위에 올려놓은 것과 같은 모습으로 관절 범위가 큰 대신 상대적으로 다른 관절에 비해 불안정하다. 어깨 관절의 탈구는 대부분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져 발생한다. 처음 탈구가 발생했을 경우 보존적 치료로 주변 근육의 근력 강화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수차례의 습관성 탈구의 경우 전하방 관절와순의 파열이 동반되는 사례가 많아 관절경적 관절와순 봉합술이 필요할 수 있다. 혹 탈구로 인해 관절와의 뼈 결손이 심한 경우 견관절 주변의 다른 뼈(오훼 돌기)를 떼어 결손 부위에 이식하기도 한다. 

류현진 선수가 고생했던 상부 관절와순 파열(슬랩 병변)은 과도한 어깨 운동이나 부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야구 선수가 공을 던지는 자세에서 파열이 일어나거나 팔이 갑자기 당겨지는 경우 손상을 입는다. 증상으로는 어깨에 힘을 쓰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을 호소할 수 있으나, 다른 어깨 질환과 잘 구분이 되지 않아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하다. 증상의 호전을 위해서 관절강내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기도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관절경적 관절와순 봉합술을 시행한다. 
 

동결견,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 기대

다치지 않았는데도 어깨가 아프면서 통증으로 인해 관절 범위의 제한이 심할 땐 동결견이라고 한다. 흔히 50대 전후에 발생한다고 해 오십견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는 잘못된 명명이다. 위팔과 어깨를 연결해 주고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조직끼리 달라붙어 유착이 생긴다. 이로 인해 밤에 통증을 호소하고 증상이 있는 어깨로 돌아눕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총 3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인 통증기는 발병 후 3~6개월까지로 통증이 점차 증가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통증이 있으나 관절 범위는 어느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통증 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크게 어려움을 못 느낀다. 2단계는 동결기로 6~12개월까지이며, 관절 범위에 심한 제한이 생기고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을 심하게 호소한다. 마지막으로 해동기는 발병 이후 2년까지 지속될 수 있으며 통증이 점차 감소하면서 어깨의 관절 범위도 서서히 회복한다. 

동결견은 환자가 더딘 회복에 지쳐 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조금 당기기 위해 주사 치료를 하기도 한다. 보통 스테로이드를 관절강 내에 주입하면 염증이 줄어들면서 통증이 감소한다. 그러면 환자가 더욱 열심히 재활 치료를 하게 돼 보다 빠른 회복을 얻을 수 있다. 관절 운동 제한이 아주 심해 팔이 전방으로 90도도 올라가지 않는 경우 질환이 있는 팔만 마취해 인위적으로 전문의가 관절수동술(manipulation under anesthesia)을 시행하기도 한다.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를 기대해볼 수 있으나 아주 드물게 회복이 안 되면 관절경으로 유착된 관절낭을 열어주는 수술적 치료를 한다. 
 

회전근개에 석회 생겨 극심한 통증 유발

석회성 건염은 간혹 응급실에 갈 정도로 극심한 어깨의 통증을 유발한다. 회전근개 안 혹은 주변에 돌과 같은 석회가 생기는 질환인데, 이러한 석회가 녹아가는 과정에서 통증을 유발한다. 급성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반면, 만성으로 악화하면 점점 커진 석회로 인해 힘줄과 주변 조직이 압력을 받아 지속적인 뻐근한 통증이 나타난다. 점차 관절 범위도 줄어들어 동결견과 혼동되기도 한다.

석회성 건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연구를 통해 퇴행으로 인한 변화로 알려졌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혈류 순환이 줄어들어 힘줄 세포가 연골 세포로 바뀐 후 석회가 쌓인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석회로 인해 발생한 염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소염제를 처방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한다. 그 외에도 체외 충격파를 통해 혈류를 증가시켜 원인을 없애기도 한다. 초음파를 통해 석회에 주삿바늘로 자극을 줘 흡수 속도가 빨라지도록 하기도 한다. 석회의 크기가 아주 커서 주변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 관절경을 통해 감압술 및 석회 제거술을 시행한다. 

이처럼 어깨 관련 질환은 유형과 양상이 다르다. 대부분 보존적 치료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인다. 하지만 제때 치료를 받아야 좀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깨에 통증이 있는 경우 먼저 전문의를 만나 상담을 받아야 질환의 진행을 조기에 막을 수 있고 보다 나은 기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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