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비늘' 건선도 생물학적 제제로 벗어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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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충북대학교병원 피부과 이지연 교수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두피, 팔꿈치, 다리 등 피부가 붉어지고 은백색의 비늘(각질)로 뒤덮이는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건선이죠. 국내 건선 환자는 약 16만 명이고, 이 가운데 피부의 10% 이상이 건선인 중증 환자는 3만 명에 달합니다. 극심한 가려움과 긁어 생긴 상처뿐 아니라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신체적·정신적 이중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다행히 최근 건선 치료 환경이 개선됐습니다. ‘완전히 깨끗한 피부’를 치료 목표로 삼은 새 건선 치료제 성분이 개발돼 치료에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닥터스 픽에선 충북대병원 피부과 이지연 교수의 도움말로 건선의 진단 및 새로워진 치료법을 알아봅니다.  
 

▶가을이면 유독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자주 트고 각질이 생기는데, 건선일까요?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통상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인 ‘홍반’, 은백색의 각질이 비늘처럼 뒤덮은 증상인 ‘인설(인비늘)’이 주요 증상입니다. 두꺼워진 피부에 홍반과 인설이 같이 있는 게 특징입니다. 다른 피부질환과 달리 병변과 정상 피부의 경계가 뚜렷한 편입니다. 차고 건조한 기후, 건조한 피부 등은 건선을 악화하는 요인입니다. 건선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건선에 좋다는 음식과 한약을 먹었지만, 증상이 나빠져 현재는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나을 수도 있나요?  

건선은 만성질환이므로 사실상 자연적으로 완치가 어렵습니다. 올바른 치료법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상당수 건선 환자가 건선 치료, 증상 완화를 위해 민간요법이나 보완·대체의학에 의지하는데요. 자의적 판단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면 증상이 더 악화하거나 간 독성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치료가 늦어져 방치했다간 심혈관계 질환, 대사성 질환, 관절 질환 등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도 높입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건선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치료법을 고려해야 할까요?

건선 치료는 중증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경증의 건선이면 연고를 병변에 바르는 국소치료법으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중등도에서 중증 건선이면 광선 치료나 전신 치료제가 사용됩니다. 이 같은 치료에도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중증의 건선 환자라면 ‘생물학적 제제’를 시도하게 됩니다. ‘중증 건선’은 증상이 악화해 전신 피부 면적의 10% 이상에서 병변이 발생한 질환으로,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제제란, 건선을 유발하는 매개 물질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을 가리킵니다.    
 

▶중증 건선에 사용하는 생물학적 제제의 종류가 다양한데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건선에 처방되는 생물학적 제제 대부분은 건선을 일으키는 면역 관련 기전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며 치료 효과를 냅니다. 최근 주로 사용되는 게 ‘IL-17 억제제’, ‘IL-23 억제제’ 등 인터루킨 억제제입니다. 이 가운데 ‘IL-23 억제제’는 건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사이토카인(면역 조절 인자)인 IL-23 내 P19 하위 단위를 억제해 IL-23 경로를 제어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방식입니다. 인터루킨 억제제는 제제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높은 피부 개선 효과를 보입니다.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 피부 개선 효과가 높은지, 치료 효과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지, 투여 간격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합니다.
 

▶중증 건선을 진단받았지만 직장 생활로 병원을 자주 가기 어렵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치료가 가능할까요?

실제로 건선 발병 연령대는 20대가 가장 높고, 사회생활을 많이 하는 20~40대에서 골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최근 중증 건선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들은 연간 최소 4회에서 최대 12회만 투여해도 높은 피부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병원을 자주 가는 게 부담스러운 환자라면 투약 횟수가 비교적 적은 치료제를 선택해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중증 건선 환자입니다. 치료하면 피부가 얼마나 개선될지요? 의학적으로 가능한 치료 목표가 궁금합니다.  

기존에는 증상의 75% 정도를 개선하는 것(PASI 75)이 치료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피부과학회, 국립건선재단(AAD, NPF)에서 발표한 건선 치료 가이드라인은 건선 치료의 최종 목표를 ‘거의 깨끗한 피부(PASI 90)’을 넘어,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 개선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허가된 새로운 치료제는 기존 치료제보다 어떤 장점이 있나요?

현재 출시된 생물학적 제제 대부분이 비슷하게 높은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최근 허가된 성분인 리산키주맙의 경우,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뛰어난 피부 개선 효과와 장기간의 효과 유지,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된 약제입니다. 주요 임상 결과를 보면 투약 2회(16주) 만에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진’(PASI 100)’ 환자 비율이 47%에 달했으며, 약 2년 간(94주) 지속 투여한 결과 PASI 100 도달 환자 비율이 72%로 더 증가했습니다. 이는 장기간 치료를 지속해도 이 약의 효과가 떨어지지 않고 더 많은 환자가 깨끗한 피부에 도달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뜻입니다. 편의성 측면에서도, 최근 국내에서 허가받은 약제들은 연간 4~6회의 적은 투여 횟수로도 좋은 효과를 유지합니다. 리산키주맙도 유지 요법 기준으로 12주마다 한 번씩, 1년에 네 번만 투여해도 높은 피부 개선 효과는 물론 개선된 피부가 지속해서 유지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 생물학적 제제를 쓰고 있지만, 효과가 잘 유지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른 제제로 바꿔도 좋을까요?

보험 적용 기준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첫 16주간 투여 후 PASI가 75% 이상 감소하고, 이후 6개월마다 평가해 PASI 75% 개선이 유지되면 지속적인 투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주사제의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투약을 지속할 수 없을 땐 다른 제제로 교체해 투여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상황을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생물학적 제제 치료비 부담을 줄이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중증 건선 생물학적 제제 치료비 부담을 줄여 주는 제도에는 보험급여, 산정 특례, 본인부담상한제 등이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 가급적 단계별 치료를 꾸준히 진행하고, 그런데도 치료가 되지 않는 중증 환자의 경우라면 치료비를 경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중증 건선 환자 가운데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산정 특례 제도를 통해 전체 치료비 중 1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되는데, 이러한 산정 특례 적용 시 연간 치료비를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60만원 정도 부담하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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