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동맥 막혔다면 뇌동맥류 가능성 20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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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혈관 동맥류와 뇌동맥류 발생 연관성 처음 입증

목이나 팔다리 동맥이 막혔다면 치명적인 뇌동맥류 발생할 가능성이 20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상태로, 혈액 압력으로 언제 터질지 몰라 일명 뇌 속에 있는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혈관이 터지면 3분의 1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출혈량이 많으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송지혜·임용철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돼 있는환자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백만 명 가량의 표본 데이터를 토대로 전신 혈관의 동맥류와 뇌동맥류간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전신혈관 동맥류는 뇌동맥류와 대동맥류를 제외한 나머지 혈관인 내장기관, 상하지 혈관, 경동맥에서 발생한 동맥류로 정의했다.

그 결과 전신혈괄 동맥류 환자의 25.7%는 뇌동맥류를 동반하고 있었다. 반대로 전신혈관 동맥류가 없는 환자는 0.6%만 뇌동맥류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전신혈관 동맥류와 뇌동맥류의 유병률간 연관성을 밝힌 연구다. 일부 연구에서 대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뇌동맥류가 더 호발한다고 보고된 적은 있지만, 전신 혈관동맥류는 유병류이 낮아 뇌동맥류와의 연관성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성별·나이·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관련인자를 보정해 분석한 결과 전신혈관 동맥류가 있으면 뇌동맥류 유병률이 정상인구에 비해 20배 정도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전신혈관 동맥류 환자군이 뇌동맥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는 8배, 고혈압이 있으면 6배, 당뇨병을 동반하면 3배 정도 높았다. 이는 동맥류가 발생한 위치는 다르지만 2곳 이상에서 동맥류가 발생하는 것은 공통된 위험에 노출돼 있고 병태생리를 공유하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송지혜 교수는 “뇌동맥류는 일단 터지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 미리 발견하여 개두술 혹은 색전술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하면서 “이번 연구가 뇌동맥류의 발생을 미리 발견할 수 있는 선별검사와 치료를 위한 근거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20년 1월, 뇌졸중 분야 세계적 권위가 있는 학술지 스트로크(Stroke)에 ‘Prevalence of Intracranial Aneurysms in Patients With Systemic Vessel Aneurysms: A Nationwide Cohort Study(전신 혈관 동맥류 환자에서 두개 내 동맥류의 유병률)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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