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들리는 윙~소리, 이명 원인 8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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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파악과 조기치료 중요해

어디선가 갑자기 들려오는 ‘삐’소리. 주변 사람들은 못 듣고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인 ‘이명(Tinnitus)’은 매우 흔한 질환 중의 하나로 전체 인구의 32% 정도가 이명증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으며, 6% 정도는 병원을 찾을 정도로 심한 이명증을 호소한다. 0.5% 정도는 이명증이 너무 심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명은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귀 안에서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정도의 잡음으로서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이명증은 내이, 청신경, 뇌 등의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 경로와 이와 연결된 신경 계통에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비정상적인 과민성이 생기는 현상이다.

벌레 우는 소리, 바람소리, 기계 소리, 휘파람 소리, 맥박 소리 등 여러 가지의 소리로 나타나며 다른 높이를 가진 음들이 섞여서 들리는 경우도 있다. 일과성으로 나타나는 이명은 흔하지만, 이명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사람에 따라서 각기 다른 정도의 불편함을 호소하게 된다.

가장 큰 원인은 신경의 노화에 의한 노인성 난청이다. 소음에 의한 내이 손상은 특히 음악가, 항공기 조종사처럼 직업상 지속적으로 내이 손상을 입는 경우 자주 발생한다. 큰 음악 소리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교통사고 등 외상도 강한 충격으로 이명을 유발한다. 아스피린, 스트렙토마이신, 네오마이신, 카나마이신, 푸로세마이드와 같은 약물도 이명을 일으킬 수 있다. 메니에르병일 때도 발작적인 심한 어지러움, 청력 감퇴 등이 이명과 함께 나타난다.

근육성 이명은 중이내의 이소골에 부착된 작은 근육에 경련이 있을 때, 또는 이관에 연결된 근육에 경련이 있을 때 생긴다. 규칙적인 수축에 의해 귀 안에서는 '딱딱'하는, 반복되는 소리가 들릴 수 있다. 이 소리는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나쁜 것은 아니며,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가라앉는 것이 보통이다.

중이와 내이는 경정맥과 경동맥이란 굵은 두개의 혈관이 아주 가까이 인접해 있다. 그러기에 귀에서 맥박이 뛰는 소리나 '쉭 쉭'하는, 피가 혈관을 지나가는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 벽이 두꺼워진 경우, 혈관이 꼬인 경우, 또는 혈관 벽에 혹이 자란 경우, 열이 심하거나, 중이 내에 염증이 있을 때, 또는 아주 심한 운동을 한 후에 혈관성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청신경에 생긴 종양이 이명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경우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뇌간유발검사 등의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잦은 이명으로 생활이 어려울 정도면 언제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이명클리닉) 교수는 “비유적으로, TV-라디오 기기가 망가지면 잡음이 생기는 것처럼 우리 몸의 청력세포, 청각신경, 뇌신경이 손상, 노화되면 망가진 신경에서 잡음이 생기고 왜곡이 생긴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이명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기계와 우리 사람이 다른 점은 이명이 생기더라도 중추신경계 즉 뇌에서 이를 일정부분 차단하여 안 들리게, 신경 안 쓰이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명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꾸 이명을 확인하고 들으려 하는 과정이 뇌로 하여금 이명을 차단하지 못하게 하게 된다. 오히려 환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리이므로 증폭하여 더 크게 들려주는 것" 이라며

“점차 이명을 더 생각하게 되고 이명은 계속해서 커지는 일종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는만큼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적절히 치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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