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실명 부르는 ‘미숙아망막병증’ 치료 시기가 관건

인쇄

경희대병원 안과 김기영 교수

경희대병원 안과 김기영 교수.

미숙아망막병증은 소아 실명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미숙아 망막혈관 발달 과정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일련의 질환을 총칭한다. 신생아 출생 당시 재태 연령 및 체중, 과도한 산소 투여가 미숙아망막병증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최근 산과학 및 신생아 의학의 발전으로 고위험군인 저체중 출생아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미숙아망막병증은 전체 미숙아의 25% 정도에서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 중 자연적으로 퇴행한다. 하지만, 미숙아망막병증이 있는 신생아 중 10~15%는 치료가 필요한 미숙아망막병증으로 악화하고 일부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시력 소실이 남는다. 환아의 전신 상태와 미숙아망막병증의 상태에 따라 치료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미숙아를 진료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미숙아망막병증을 검진하는 안과 의사의 유기적인 협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소 공급 부족해 신생 혈관 증식

미숙아망막병증의 병인을 살펴보면 미숙아가 망막의 혈관 형성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후 망막의 무혈관 부위가 저산소 상태에 놓이면서 망막혈관은 혈관화된 부위와 무혈관 부위의 경계에서 성장을 멈춘다.

이후 안구가 성장함에 따라 무혈관 부위가 넓어지고 시세포의 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망막의 산소 요구량이 많아진다. 그러나 이전 혈관 폐쇄 단계에서 성장을 멈췄던 혈관 탓에 산소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무혈관 망막은 산소 부족 상태에 놓인다. 새로운 혈관 증식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발생한 신생 혈관은 망막의 섬유 혈관성 증식을 유발하며 악화할 경우 망막박리로 진행한다.
 

출생 4~6주 후 또는 재태 주 수 31~33주 첫 검사를

미국 안과학회에서는 미숙아망막병증의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출생 후 4~6주 또는 재태 주 수 31~33주에 첫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다만 환아의 전신적인 상황에 따라 검사의 간격이 조절될 수 있으며, 미숙아망막병증의 진행 속도를 고려해 검사자가 탄력적으로 검진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 치료 시 미숙아망막병증 단계가 진행됐을 경우 치료 결과가 나쁘기 때문에 진단 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유리체강내 약물 주입술, 주변부 망막 손상 적어

현재 미숙아망막병증에 대한 일차 치료로 알려진 레이저광응고술은 무혈관 망막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함으로써 망막의 산소 요구량을 감소시키고 혈관 성장인자의 발현을 줄이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레이저로 인해 주변부 망막에 흉터가 남는다. 그러면 무혈관 부위에 망막의 혈관화가 이뤄지지 않으며 추후 주변부 시야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최근 시도되고 있는 유리체강내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입술은 기존의 레이저광응고술 보다 술기가 간편하고 소요 시간이 짧다. 또한 망막에 레이저로 인한 흉터가 남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변부 시야를 보존할 수 있으며 무혈관 부위에 정상적인 혈관화가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리체강내 주입술과 관련한 안내염, 백내장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약물의 전신적 흡수로 인한 신경계 또는 타 장기의 발달 장애 가능성 등 안정성에 대한 부분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미숙아망막병증에서 유리체강내 약물 주입 양을 성인의 5분의 1에서 40분의 1까지 줄여 치료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신적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좀 더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된다.
 

합병증 줄이려면 최소 1년에 1회 이상 검진을

레이저 치료 혹은 유리체강내 약물 주입술이 좋은 결과를 얻고 있지만, 치료를 받더라도 많은 미숙아가 자라면서 고도근시, 사시, 저시력 및 실명 등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미숙아망막병증 환아는 부등시, 약시 및 사시 등의 발생 여부 역시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특히 망막의 병변이 남아 있는 경우 속발성 녹내장, 망막박리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음을 알고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최소 1년에 1회 이상 시행해야 한다.

미숙아는 만삭아보다 근시 발생률이 2~3배 높게 보고된다. 정상 만삭아에서 사시 발생률은 5세경 3~5% 정도로 알려져 있다. 미숙아의 경우 10~20%로 더 높으며, 그중 미숙아망막병증이 있던 환아에서 더 높아 40%까지 보고됐다.

최근에는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과 상관없이 미숙 자체와 저체중이 안과적 합병증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숙아에서 의미 있는 굴절 이상의 발생이 29.6%로 만삭아의 7.8%와 비교해 4배 정도 높은 발생빈도를 보였다. 10세경 사시 발생을 비교했더니 미숙아의 16.2%, 만삭아의 3.2%에서 사시가 발생해 5배 정도 차이가 났다. 특히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과 치료에 따라 근시, 난시, 굴절부 등의 굴절 이상이 증가하고 근시의 정도도 심했다.

미숙아는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굴절 이상과 사시에 대한 검사가 이뤄져야 하고 특히 미숙아망막병증이 동반된 경우 더욱 철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시력 발달 저해 요소 있다면 6세 전 치료해야

일반적으로 시력의 발달은 만 7~8세에 거의 완성된다. 시력은 생후 2~3개월에 급격히 발달해 2~3세가 되면 평균적으로 0.4~0.5 정도에 도달하고 약 7~8세에 거의 완성된다. 따라서 6세 이전 시력 발달이 끝나기 전 발달에 나쁜 영향을 주는 원인이 있다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좋다. 치료 성공률도 나이가 어릴수록 높다. 

특히 약시의 경우 조기에 치료·교정이 되지 않으면 시력 발달이 멈추게 된다. 성인기에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 수술을 받아도 시력이 개선되지 않는다. 시력은 발달 정도나 이상을 외부에서 진찰로 알기 어렵다. 특히 영유아는 말을 못 하며 말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돼도 시력의 이상을 자각하고 스스로 잘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의 눈 이상을 조기 발견하는 데에는 보호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흔한 소아기 안 질환은 원시, 근시, 난시 등 굴절 이상과 사시 등이다. 심한 원시, 근시, 난시는 방치하면 약시를 유발하며 약시는 취학 전 아동 및 초등학생의 약 0.5~3.5%에서 발생한다.

사시는 정상적인 시력 및 양안시의 기능 발달을 위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잠복사시나 가성사시는 눈의 방향만 보고 비전문가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안과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특히 양쪽 눈의 시력이 다른 굴절부등이 있는 아이는 좋은 눈 시력에 의지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못 느껴 한쪽 눈이 나쁜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성인까지 지내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관련 기사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