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 극심한 중증 건선도 이젠 완전히 깨끗한 피부로 되돌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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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중증건선 치료하는 생물학적 제제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날이 쌀쌀해지고 건조해지는 가을이면 더욱 악화하는 질환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건선인데요, 건선 환자는 극심한 가려움과 긁어서 생기는 상처뿐만 아니라 질환에 대한 오해 때문에 더 힘든 질환입니다. 건선은 치료가 어렵고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난치성 질환이라는 인식 때문에 기존의 피부 상태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면서 피부가 완전히 깨끗한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생물학적 제제도 작용 기전과 종류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건선이라는 질환과 건선 치료제 종류별 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두피, 팔꿈치, 다리, 손톱 등 전신에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각질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건선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바로 전염병이라는 오해인데요, 이런 인식으로 환자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지난해 대한건선협회가 건선 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건선으로 인해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으로 가장 많은 환자(24%)가 ‘찜질방, 수영장 등 공중 시설 이용’을 꼽았습니다. 그다음으로 ‘직장 및 학교 등 사회생활(21%)’, ‘대인관계(20%)’ 순이었습니다. 
 

건선환자 스트레스 심각, 정신질환 위험 일반인의 2배 이상
이로 인해 환자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는데요, 2019년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는 불안 장애, 우울증, 신경증성 장애 등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높았습니다. 급성 스트레스 반응 위험도는 일반인의 1.25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정신질환이 발생 위험도는 2배 이상이었습니다. 불안 장애가 2.92배로 가장 높았고 신경증성 장애(2.66배), 신체형 장애(2.62배), 비기질성 수면장애(2.58배) 순이었습니다.
 

건선 환자들은 사회생활이 왕성한 30~50대 환자가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건선으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중증 건선 환자라면 병변이 보다 심각한 단계로 발전하기 전에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길입니다.” 
-조선대병원 피부과 신봉석 교수-
건선 환자가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바로 제대로 된 치료겠죠. 이들은 예전엔 다양한 시도를 하고 반복된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았지만,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면서 중증 건선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등 해외 건선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거의 깨끗한 피부(PASI 90)로의 개선’을 넘어 ‘완전히 깨끗한 피부로의 개선(PASI 100)’까지도 치료 목표로 제시하고 있죠.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는 널리 사용되는 건선 중증도 평가 지표로,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건선이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단, 임상연구에서는 치료 후 얼마나 피부가 개선됐는지를 나타내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PASI 90의 의미는 치료 전의 PASI 점수에 비해 치료 후 90%이상 개선됐다는 뜻입니다. 
 
중증 건선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건선 유발 요인의 중요한 단계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인터루킨-23(IL-23) 저해제’와 ‘인터루킨-17(IL-17) 저해제’ ‘인터루킨-12/23(IL-12/23) 저해제’가 대표적입니다.
‘IL-23’은 건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조절 사이토카인으로, 건선과 같은 만성적 질환의 특성과 관련된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도록 합니다. 즉, IL-23 저해제는 IL-23 내 하위단위 P19를 억제해 이러한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킴으로써 건선 증상을 완화합니다.
 

깨끗한 피부 도달률, 리산키주맙-익세키주맙-구셀쿠맙 순
국내에 IL-23 저해제(IL-23i)로는 ‘트렘피어(구셀쿠맙, 이하 성분명)’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가, IL-17 저해제로는 ‘코센틱스(세쿠키누맙)’와 ‘탈츠(익세키주맙)’, IL-12/23 저해제로는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가 도입됐습니다.
 
특히, 가장 최근 출시된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는 허가의 근거가 된 주요 임상(IMMhance 연구)에서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에 도달한 환자 비율16주 차 47%, 52주차 64%, 94주차 72%로 투여 기간이 지속할수록 높아져 주목을 받았죠. 
 
올해 영국피부과협회가 ‘건선 생물학적 제제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는데요, 생물학적 제제들의 약제별 효과 및 안전성 평가 메타분석 결과가 수록돼 이목을 끌었습니다. 
 
여기에 실린 ‘건선 치료 생물학적 제제 선택 가이드’ 데이터에 따르면 치료 3~4개월 후 ‘거의 깨끗한’(PASI 90) 피부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리산키주맙(IL-23i, 74%) ▶익세키주맙(IL-17i, 72%) ▶구셀쿠맙(IL-23i, 68%) ▶세쿠키누맙(IL-17i, 60%) ▶우스테키누맙(IL12/23i, 46%) 순으로 높았습니다. 
 
최근 발표된 리산키주맙세쿠키누맙직접비교 임상 결과에선, 완전히 깨끗한 피부에 도달(PASI 100)한 비율리산키주맙은 66%(5회 투여), 세쿠키누맙은 40%(16회 투여)로 나타나 리산키주맙이 보다 적은 투여 횟수로도 우수한 피부 개선 효과를 보였습니다. 신봉석 교수는 “최근 10년 사이 다양한 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돼 환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이제 중증 건선 치료는 환자별 특성에 따라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이제 연 12회에서 적게는 4회의 병원 방문만으로 완전히 깨끗한 피부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게 된 만큼 건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 치료는 2017년에 산정특례가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크게 낮췄습니다. ‘중증 보통건선’으로 확진 받은 환자 중 산정특례 인정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들은 치료비의 10%만 부담하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신봉석 교수는 “중증 건선 환자는 자격 요건에 따라 건강보험 제도나, 환자 본인부담금이 10%로 줄어드는 산정특례 제도, 본인 소득 기준으로 1년에 일정 금액 이상 치료비로 사용 시 일부 금액을 환급 받을 수 있는 본인부담상한제 등 생물학적 제제 치료비를 경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들이 마련돼 있는 만큼, 본인 상황에 맞게 적극 활용해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증 건선 생물학적 제제 산정특례 인정 기준>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중증 건선의 진단을 받고 3개월간의 전신 약물 요법과 3개월간(12주)의 광선 요법(UVB, PUVA)을 모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판상 건선이 체표면적의 10%이상, PASI 10 이상인 환자
▶상기의 환자가 부작용으로 인해 3개월간의 전신 약물치료와 3개월간의 광선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 전신 약물치료, 광선치료(UVB, PUVA) 중 한 가지 이상의 가능한 치료를 선택해 도합 6개월(24주)간 치료를 받았음에도 체표면적 10%이상, PASI 10 이상인 환자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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