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전립샘암 환자, 건강한 투병 생활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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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치료 길수록 합병증 발생 늘어…골표적 치료로 관리를

전립샘암 환자는 척추와 혈관으로 연결되는 전립샘 특성상 뼈 전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뼈 전이가 진행되면 골밀도가 낮아져 가벼운 충격에도 수시로 합병증이 발생해 일상을 위협한다. 전문가들이 항암 치료와 함께 뼈 전이 합병증 예방 치료를 권하는 이유다. 그러나 환자·보호자는 추가 치료에 대한 우려와 경제적 부담감에 망설인다. 요즘에는 뼈 전이 합병증 치료 환경이 환자 중심으로 점차 발전하고 있다. 전립샘암 인식의 달(9월)을 맞아 뼈 전이 합병증 예방 치료에 대한 오해를 짚어봤다.

전립샘암 환자 이모(78)씨는 정밀 검진에서 뼈 전이가 발견됐다. 주치의는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권했으나 환자와 가족은 망설였다. 환자가 고령이다 보니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를 합병증을 위해 추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체력적·경제적으로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주치의는 뼈 전이 합병증 예방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결국 환자와 보호자는 합병증 예방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

전립샘암 사망률, 뼈 전이 시 일반 환자의 4.7배
전립샘암은 일반적으로 ‘순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고령에서 발생하고 질병의 진행 속도가 느려서다. 잘 관리하면 동일 연령대의 일반인과 비슷한 생존 여명을 기대할 수 있다. 

전립샘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94.1%로 주요 남성 암 질환 중 갑상샘암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편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43.8%로 감소하지만, 여전히 다른 암보다 덜 치명적이라 환자들은 비교적 안심하고 지낸다. 

그러나 전립샘암이 뼈로 전이되는 순간 돌변한다. 암세포가 뼈에서 증식하면서 골 파괴 작용을 활성화한다. 척추·고관절 골절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해 전립샘암 환자의 생존율을 뚝 떨어뜨린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뼈 전이가 진행된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 전립샘암 환자의 4.7배이며, 뼈 전이 합병증까지 동반한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 환자의 6.6배다. 전이가 시작된 전립샘암 환자의 70~90%에서 뼈 전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립샘암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아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골밀도가 낮다. 이때 골절과 같은 뼈 전이 합병증이 발생하면 회복이 더디다. 고령의 전립샘암 환자가 뼈 전이 합병증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뼈 전이 합병증 예방은 필수 완화 치료
전립샘암 환자가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 조심하는 것이 기본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를 받는 것이다. 골표적치료제(데노수맙, 비스포스포네이트 등)는 전립샘암 환자의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암 치료와 함께 사용하는 치료제다.

국내외 전립샘암 전문가들은 뼈 전이 진단을 받은 전립샘암 환자에게 골표적치료제를 병용하도록 권고한다. 골표적치료제는 항암제와 달리 ‘완화 치료’의 개념이다. 전립샘암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부가적인 치료, 즉 선택 치료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골표적치료제는 뼈 전이 전립샘암 환자의 뼈 건강을 지킴으로써 삶의 질을 유지하고 항암 치료를 이겨낼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이 된다는 점에서 필수적인 완화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골표적치료제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줄여 진통제 사용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하면 입원 기간과 의료 비용의 지출을 절반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최영득 교수는 “뼈 전이와 뼈 전이 합병증은 전립샘암 환자가 남은 생을 가족과 즐겁게 보낼지, 병상에 누워 고통스럽게 보낼지 결정짓는 데 영향을 미치는 잣대”라며 “전립샘암 환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라도 골표적치료제를 통해 합병증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전성 우려 적고 비용 부담 완화
합병증 치료를 고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추가 치료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다. 다른 장기와 달리 뼈는 암세포가 전이되더라도 증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 요소인 뼈 전이 합병증보다 당장 치료제가 야기할 부작용이나 경제적인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아무리 좋은 약제라도 당연히 환자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골표적치료제의 안전성은 오랜 연구와 치료 경험을 통해 확인됐다.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데노수맙의 경우 급성 부작용 발생률이 약 8%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주치의 상담과 사전 검진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어 안전하게 뼈 전이 합병증 예방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경제적인 부담도 완화되고 있다. 골표적치료제 중 신약인 데노수맙도 2018년부터 항암제와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 비용은 5%다. 최 교수는 “효과와 안전성, 치료 방법, 치료 접근성 등 전립샘암 환자들이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며 “항암 치료 동안 한 달에 한 번 골표적 치료를 받음으로써 긴 치료 여정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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