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개두술과 색전술 중 어떤 치료가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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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

요즘은 환절기에 뇌동맥류 파열과 같은 출혈성 뇌졸중을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출혈성 뇌졸중은 시기보다는 새벽녘에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뇌동맥류 파열은 활동성이 많고 동시에 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40~50대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흡연력,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 등이 위험 요소로 꼽힌다.

근래에는 30대에서도 출혈이 발생해 응급실을 찾는 일이 많아졌다. 고지방식을 선호하는 식습관이나 이 연령대에 활동성이 증가하는 것을 원인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원인을 알 수 없고 특정 부위를 지정할 수 없는 두부의 전반적인 두통이 있거나 후두부·뒷목이 뻐근한 증상이 있을 땐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혈관을 볼 수 있는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

뇌동맥류는 대개 개두술 혹은 코일 색전술로 치료한다. 개두술은 말 그대로 두부의 피부와 뼈를 절개한 후 동맥류를 찾아 들어가 동맥류의 목을 클립 같은 기구로 영구히 없애버리는 치료다. 이는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 온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다. 코일 색전술은 혈관을 통해 뇌 안의 동맥류에 관을 넣어 동맥류로 혈류가 들어가지 않도록 코일을 이용해 동맥류 내부를 채워 넣는 방법이다. 이때 동맥류 용적의 약 30% 정도를 채우게 된다.
 

두부 절개하면 무조건 위험하다는 건 편견

동맥류의 모양이 목이 잘록하지 않아 코일을 넣어도 자리 잡기 힘든 땐 개두술이 용이하다. 반면에 코일은 주로 구형으로 자리 잡게 되므로 동맥류의 목이 잘록해 코일을 삽입한 후 잘 자리 잡고 동맥류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는 모양일 때 하는 게 좋다. 대부분 코일 색전술은 두부를 절개하지 않아 일반인이 더 선호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임상 의사는 가능하면 코일 색전술을 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개두술은 시행 후 실밥을 빼는 데까지 약 일주일이 소요된다. 코일은 2~3일 더 짧다. 이는 상처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수술 후 약 3개월은 음주를 삼가고 가능한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두부를 절개하지 않고 치료하기 때문에 코일 색전술이 안전하다'는 얘기는 환자를 기만하는 말이다. 환자들이 말하는 합병증이란 시술이나 수술 후 마비가 오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결코 두부를 절개한다는 것이 합병증을 의미하지 않는다. 코일 색전술에 의해 발생하는 혈전성 합병증(뇌경색)은 일반인이 아는 것보다 훨씬 많다. 일례로 코일 색전술 후 혈전 여부를 알 수 있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촬영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환자에게 혈전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소견이 나온다. 이는 혈관 내 이물질을 넣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무조건 '수술은 위험하다'는 것 역시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최근 수술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단 아주 고도화된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가 코일 색전술을 할 수 있는데 수술을 택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본다. 합병증 없이 치료되면 수술은 코일보다 훨씬 완성도 있는 치료 방법이어서 재발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코일은 주기적으로 자기공명혈관영상(MRA) 검사를 통해 재발하지 않는지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이 시술이 수술보다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개두술·색전술 모두 하는 전문가와 상담을

'두부를 절개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건 편견이다. 수술 또한 절개를 최소화하고 심지어 머리카락도 깎지 않는다. 주로 코일 색전술만 하는 사람은 '환자에게 두부를 절개하는 것이 무조건 위험하다'는 식으로 말하곤 한다. 코일 색전술을 하면 위험한 상황인데도 환자를 이쪽으로 유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대로 수술만 하는 사람은 수술 쪽으로 유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럴 땐 양쪽을 모두 하는 전문가와 상담해보면 보다 객관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치료법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뇌동맥류 치료는 무엇보다 환자 상태에 맞는 정확한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합해보면 수술과 코일 색전술 두 치료법은 머리를 절개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환자에게 마비가 남을 수 있는 합병증 위험이 높은가, 안 높은가를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정확한 판단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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