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눈 비비고 시야가 흐려졌다면? 백내장 검사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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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센트럴 서울안과 김균형 원장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란 옛말이 있습니다. 눈은 그만큼 우리 몸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노안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죠. 바로 백내장입니다. 특히 백내장과 노안이 같이 생겼을 때, 둘 중 하나만 있을 때 각각 어떤 렌즈로 수술 받는 게 좋을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번 닥터스픽에선 안과 전문의이자 한국소비자원 자문위원인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과 함께 백내장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봅니다.
 

▶백내장은 노인에게만 발병하나요?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자녀에게 백내장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노화해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보통 50~60대부터 발병합니다. 하지만 우리 안과에 내원하는 환자의 비율로 보면 전체 백내장 환자의 5%는 30~40대입니다. 이들 연령대에서 백내장이 종종 발병하는 이유는 스마트폰, PC 등 기기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일상이 된 것도 일부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더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는 눈을 세게 비비는 습관입니다. 각막을 통해 수정체에 반복적으로 자극을 가해 수정체 손상을 유발하는 원리입니다. 만성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눈이 가려워 자신도 모르게 눈을 눌러 비비는 사람이 많습니다. 비염 치료용 비강 스프레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용 연고?크림을 오랜 기간 지속적, 습관적으로 사용할 경우 그 부작용으로 백내장이 생기기도 합니다. 당뇨병?고혈압 등 지병이 있거나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환자에서도 백내장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 백내장의 초기 증상이 궁금해요.
백내장은 기본적으로 시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입니다. 눈이 점점 침침해지고,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시야가 흐리다면 백내장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노안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노안은 단순히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의 초점 맞추기가 불편해지는 증상으로, 백내장보다 불편함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건 의심 없이 단순히 시력 저하인 줄 알고 안과가 아닌 안경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떨어진 시력을 안경으로 해결한다면 백내장 진단 시기를 놓치는 셈입니다. 특히 40대 이상인 경우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가까운 안과를 찾아가 특별한 질환 없는지 검사받고, 없을 경우 안경으로 시력을 개선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40대 넘어가면 백내장뿐 아니라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녹내장•황반변성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도록 합니다.
 

▶영양제 섭취나 눈 운동으로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나요?
눈을 지그시 누르는 지압법은 안압을 높일 수 있고, 지속적으로 눈을 압박하는 경우 눈에 물리적 자극을 가해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으니 추천하지 않습니다. 눈알 굴리기 같은 눈 운동법이 백내장 예방에 도움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항산화 성분, 루테인 섭취가 백내장 예방에 도움될 수는 있습니다. 당근?시금치?쑥갓?케일 등 녹황색 채소에 루테인, 항산화 성분이 풍부합니다. 백내장을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은 자외선 차단입니다. 외출 시 선글라스?모자를 착용해 눈을 보호하고, 스마트폰?컴퓨터 화면에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설정해두면 수정체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백내장이 있을 때 꼭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백내장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진행하는 병입니다. 심하면 시력을 잃습니다. 많은 저개발 국가의 실명 원인질환 1위가 백내장인 것만 봐도 적절한 시기의 치료가 중요합니다. 백내장의 진행 정도를 1~10단계로 나눌 때 10단계가 실명이라면 7단계까지는 수술을 비교적 안전하게 마칠 수 있습니다. 8단계(백내장 말기)부터는 안구 구조가 약해지고 안압이 올라가 녹내장까지 발병할 수 있어 수술이 어려워집니다. 수정체의 주요 구성 성분에 단백질이 있습니다. 보통 수정체를 계란 흰자에 빗댑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계란 흰자를 날것으로 먹을 때 투명하지만 익히면 하얘지죠. 하얘진 흰자는 더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수정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얘진 수정체를 놔둔다고 해서 좋아지진 않습니다. 백내장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백내장 수술은 수술 후 천연의 색을 선명하게 볼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백내장 수술을 받지 못하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당뇨병은 전신질환이고 백내장은 눈에 한정한 질환입니다. 당연히 백내장 수술이 가능합니다. 다만 혈당 조절이 안 되면 수술 시 감염 위험, 상처 회복이 지연될 위험이 커집니다. 약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면 문제없습니다. 백내장 수술이 힘든 기저 질환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치매’입니다. 백내장 수술의 99.9%에선 국소마취제로 눈의 감각만을 마비시켜 수술에 들어갑니다. 눈에 안약을 넣는 수준으로, 간편한 수술입니다. 수술 시간은 10~30분 정도인데, 치매 환자처럼 인지 능력이 떨어진 사람의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수술 도중 벌떡 일어나는 등 몸을 움직이기 쉬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세가 많을수록 지병도 많고 수술을 견딜 기력과 인지력이 저하될 수 있어서 수술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 백내장 수술은 어떤 병원에서 받아야 안전할까요?
백내장 수술은 종합 예술과 같습니다. 수술과 관련한 모든 프로세스 중 단 한 번의 실수가 있어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듭니다. 가끔 뉴스에서 치료용 기구가 제대로 소독되지 않아 C형간염 바이러스가 퍼진 사례도 접한 적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소독이 잘 됐는지를 환자가 알 수는 없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수술을 안전하면서 오차 없이 받으려면 일단 시설과 장비가 잘 갖춰졌는지 확인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면서 꾸준한 결과를 내주는 게 ‘연장’이기 때문입니다. 최신 첨단 장비들은 수술을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하도록 도와줍니다. 의사의 수술 경험이 풍부한지도 확인하도록 합니다. 간혹 백내장 수술은 잘 됐는데 수술 전후 녹내장이 생겼거나 망막?각막이 약해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떠한 응급상황, 합병증 등이 생겨도 병원에서 바로 대처하도록 각 분야의 전문의가 있는지도 따져보는 게 좋습니다.    
 

▶백내장 수술 후 후유증이 있을까요?
가장 흔한 후유증은 안구건조증입니다. 라식 수술 후 일부에서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것처럼 백내장 수술 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연령대가 높은데, 이들 연령층이 수술과 상관없이 눈 노화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있던 경우도 흔합니다. 수술 후 눈이 약간 따갑거나 뻑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대부분은 6개월 이내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백내장 초기엔 당장 수술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약물요법, 보존치료, 안경 착용으로 증상이 호전되거나 증상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는 있습니다. 오히려 너무 초기에 치료하면 빛 번짐 현상, 안구건조증이 더 잘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밀검사를 통해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 백내장 수술에 쓰는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대해 알고 싶어요.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깨끗한 인공수정체로 갈아 끼워 주는 방식입니다. 환자 시력에 렌즈(인공수정체)의 도수를 맞추므로 시력교정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죠. 수술 후 환자 대부분은 1.0 부근의 시력을 갖습니다. 인공수정체 중 단초점렌즈는 초점이 1개이며, 대부분 멀리 보는 시력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경우 백내장은 없어지지만 노안 교정은 되지 않아 수술 이후 가까운 글자를 볼 때 돋보기를 대부분 써야 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다초점렌즈는 초점이 2~3가지로, 가까이 글자도 잘 볼 수 있어 노안 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초점렌즈는 이중초점, 삼중초점, 연속초점으로 나뉩니다. 이중초점은 먼 거리(1m 이상)와 가까운 거리(30~40㎝)가 잘 보이지만 중간 거리에 약하며, 삼중초점은 먼 거리와 중간 거리, 가까운 거리가 각각 2대 1대 1의 비율로 보이지만 가까운 거리는 이중초점이 더 강합니다. 연속초점은 먼 거리와 중간 거리가 부드럽게 잘 보이지만 가까운 거리에 약합니다. 각 렌즈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 양쪽 눈에 다른 렌즈를 삽입할 수 있습니다.
 

▶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안전한가요? 회복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백내장 수술 시 의사의 손으로 나이프?포셉 등을 쥐고 수정체를 깨고 빼내는 작업을 합니다. 수정체를 빼내기 전까지의 단계를 레이저로 대체한 게 레이저 백내장 수술입니다. 레이저는 의사의 손으로 할 때보다 더 깔끔하고 안전한 상처를 냅니다. 이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이후에도 인공수정체가 자리를 더 안정적으로 잡게 해 최종 시력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국내 안과 가운데 레이저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곳은 약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장비가 비싸고 의사의 숙련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요. 레이저 백내장 수술이 필수는 아니지만 일반 백내장 수술보다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회복 시간은 일반 백내장 수술 때와 같습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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