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연어 등 생선 자주 먹으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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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노출로도 혈중 수은 농도 높아져…간 기능 떨어지고 고지혈증 발병 위험 높아져

국내 연구진이 수은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경고했다. 특히 직접적 노출이 아닌 일상에서 만성적인 저농도 노출만으로도 고지혈증과 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박재범 교수 연구팀은 2012~2014년까지 전국에서 표본 추추한 성인 6454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국민환경보건기초자료 조사를 활용해 평균 혈중 수은 농도와 이에 따른 건강 위해요소를 살폈다. 현재 수은은 일시에 고농도로 노출되면 신경계에 독성 영향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일상적인 노출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그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3.11µg/L다. 또 4명 중 1명꼴로 이상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수은의 건강영향 기준치(HBM-I, 5µg/L)의 최고 농도를 초과했다.

이 같은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미국 NHANES, 캐나다 CHMS, 독일 GerES 등 선진 국가가 주도한 바이오모니터링 연구결과와 비교해 약 3~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혈중 수은 농도는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선진 국가에 비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상어·참치·연어 등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생선류를 자주 먹으면 수은이 체내로 들어 독성이 가장 높은 메틸수은 형태로 변해 혈중 수은 농도가 높아진다. 

연구팀은 저농도 수은 노출로도 혈중 수은 농도가 높아져, 건강관리에 부정적인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체 대상자 6454명을 고지혈증 여부와 간 수치에 따라 그룹을 나눠 혈중 수은 농도를 비교했다. 혈중 지질 검사(총 콜레스테롤 -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를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 중 3699명(57.3%)이 고지혈증으로 확인됐다. 고지혈증 그룹에서 남성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4.03µg/L, 여성은 2.83µg/L이고, 정상 집단의 남성은 3.48µg/L, 여성은 2.69 µg/L로, 고지혈증 집단의 혈중 수은 농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또 간 기능 검사(ALT, AST, GGT) 분석결과, 대상자 중 1189명(18.4%)이 간 수치 상승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남성 4.36µg/L, 여성 3.25µg/L이고, 정상 집단의 남성은 3.64µg/L, 여성은 2.70µg/L로, 역시 간 수치 상승 집단의 혈중 수은 농도가 정상 집단에 비해 높았다. 특히 성별·나이·BMI(체질량지수)·흡연·음주 등과 함께 개인별 복용약의 영향을 고려한 뒤에도, 혈중 수은이 1µg/L 증가할수록 고지혈증의 발생과 간 수치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11%, 35%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직업적 노출이 아닌 일반 인구집단, 즉 일상에서 저농도의 만성적인 수은 노출로도 고지혈증 발생 등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밝힌 것에 주목을 받으며, 지난 7월 국제 학술지 ‘Toxics’ 저널에 게재되었으며 웹사이트 표지 메인 기사로 소개되고 있다. 논문 제목은 ‘수은 노출과 고지혈증 및 간수치 상승과의 연관성: 전국 단면조사연구(Mercury Exposure and Associations with Hyperlipidemia and Elevated Liver Enzymes: A Nationwide Cross-Sectional Surve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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