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는 ‘깜깜이’ 골절에 고통받는 전립샘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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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전이 진단 즉시 합병증 예방 치료 시작해야

전립샘암은 5년 생존율이 94%로 비교적 순한 암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전립샘암 환자는 뼈에 암세포 전이가 나타날 수 있어 안심해선 안 된다. 예고 없이 발생하는 뼈 전이는 합병증을 유발해 환자·가족의 삶의 질을 위협한다. 전립샘암 인식의 달(9월)을 계기로 증상 없이 찾아와 더 무서운 ‘뼈 전이 합병증’에 대해 알아봤다.

전립샘암 환자인 박모(71)씨는 3개월 전 정밀 검사에서 암세포가 뼈에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별다른 통증이 없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판단해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3개월 후 박씨는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척추가 골절돼 수술을 받았고 병원에 오래 입원해야만 했다.

뼈 전이 합병증은 암세포가 뼈로 전이돼 뼈의 강도가 약해져 발생하는 합병증을 의미한다. 병리학적 골절, 척수 압박, 고칼슘혈증, 뼈에 대한 방사선 치료, 뼈 수술 등이 이에 속한다. 전이성 전립샘암 환자 10명 중 7명에서 뼈 전이가 발생하며, 이 중 약 45%는 뼈 전이 합병증을 경험한다.

뼈 전이 합병증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은 병리학적 골절이다. 신체 부위별로 보면 골반(27.3%), 척추뼈(26.4%), 팔(25.5%)순으로 골절 발생률이 높다. 골절은 전립샘암 환자의 삶의 질을 악화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고관절 골절의 경우 환자의 50%가 홀로 보행할 수 없고 25%는 장기간 요양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처한다.

전립샘암 환자의 10~15%에서 발생하는 척수 압박은 좀 더 심각한 뼈 전이 합병증이다. 척추뼈가 부러지면 중추신경계의 핵심인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수를 압박할 수 있어서다. 척수 압박은 신경에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심할 경우 운동 신경이 마비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뼈 전이 합병증이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뼈 통증은 뼈 전이 합병증의 신호로 볼 수 있으나,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뼈 전이 합병증을 경험한 전립샘암 환자 2명 중 1명은 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발병했다.

강북삼성병원 비뇨의학과 주관중 교수는 “전립샘암 환자에게 뼈 전이 합병증이 무서운 이유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생해 환자의 삶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뼈 전이 합병증으로 환자가 거동을 못 하면 누워 생활하는 와병 상태로 지내야 한다. 환자와 가족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증상 없어도 뼈 전이되면 예방 치료를
뼈 전이 합병증은 전립샘암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므로 신속한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뼈 전이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뼈 전이를 동반한 전립샘암 환자는 평균적으로 진단 후 10개월이 지나서 첫 번째 뼈 전이 합병증을 경험한다. 예방 약물 중 하나인 데노수맙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절반은 두 배 더 긴 20개월 시점에도 뼈 전이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다.

전립샘암 표준 진료 지침에 따르면 뼈 전이 진단 즉시 데노수맙, 비스포스포네이트 등의 예방 치료제를 항암 치료와 병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통증과 같은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뼈 전이 전립샘암 환자에게 적용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2016년 발표된 국내 연구에선 뼈 전이 전립샘암 환자 중 예방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는 20%에 불과했다.

주 교수는 “뼈 전이가 발생하면 암의 진행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며 “뼈 전이 합병증은 치료를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통증이나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밀 검사를 받고 조기에 예방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전립샘암 환자들이 삶의 질을 유지하고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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