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직장암 치료했지만 ‘장루’ 남아…환자는 ‘쉬쉬’ 사회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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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낮은 장루 보유자, 사회적·제도적 관심 필요

9월은 대장암의 달이다. 최근 우리나라 대장암·직장암 발생률은 식습관의 변화,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암 발생의 12.1%를 차지한다. 최근 직장암을 포함해 국내 대장암 환자는 약 25만 명에 달한다.

조기 발견과 치료법의 발달로 5년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지만, 대장암 환자는 여전히 치료 후에도 많은 불편함을 겪는다. 대장암 발병률이 늘면서 장루를 보유한 환자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생명 연장과 증상 완화를 위해 암의 병기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장루를 보유하게 된다.

인공항문을 일컫는 장루는 소장 및 대장의 일부를 몸 밖으로 꺼내 항문을 대신해 변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종양 질환에 의한 장루가 79.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외에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방사선에 의한 대장염, 대장게실염 등이 장루의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장루는 그 자체가 장의 일부분이다 보니 혈관 분포가 많아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날 수 있다. 특히 장루는 배변 조절 능력이나 변의를 느끼는 감각이 없고 피부 바깥으로 돌출돼 만들어지므로 환자의 개인적·사회적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대변 누출, 피부 손상 등 불편함 호소
국내 장루 장애인은 2019년 기준 1만5000여 명으로 파악된다. 이마저도 요루와 합쳐진 수치로 아직까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과 치료에 대한 높은 관심과 달리 생존 환자의 삶에 대해선 관심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는 환자들이 장루 장애를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경향이 한몫한다. 환자는 기본적인 생리 현상인 배변과 관련해 스스로 자기 신체를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좌절감을 겪는다. 불규칙하고 잦은 배변, 대변 누출과 더불어 장루 주위 피부 손상, 가스 배출과 냄새 조절, 장루 주머니의 팽창과 장루 부착물 관리, 항문 분비물과 가스 조절 및 신체 생리적인 문제 등으로 불편함을 겪는다.

장루 주머니 교환이나 장루 부착물로 인해 사회 활동과 여가생활이 제한되는 것은 기본이고 직업 복귀의 어려움, 여행이나 성생활 제약 등으로 위축된 생활을 한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가 우울감, 절망감을 느끼고 자살 충동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경험한다. 

이대목동병원 대장항문외과 정순섭 교수는 “장루를 철저히 관리하더라도 냄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장애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며 “집 밖의 공간에서 마음 편하게 장루 주머니를 교체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에서 사회 활동에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장루 보유자는 가스 발생을 줄이기 위해 식사를 조절하거나 제한하며, 분변을 모아주는 장루 피부판과 주머니를 착용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장루주머니가 터지지 않도록 주머니에 가스가 꽉 차기 전에 미리 교체하는데, 섭취한 음식 종류나 장루의 위치에 따라 발생하는 가스나 변의 굳기 등이 달라져 교체 횟수에 차이가 난다.

장루는 위치에 따라 변의 형태나 배변 양상이 다르다. 회장루는 섭취한 음식과 수분이 그대로 회장루를 통해 빈번하고 지속적으로 배출되며, 장 통과 시간이 짧아 가스가 많이 배출된다. 또한 회장루를 통해 배출되는 변은 담즙산염이나 단백질 분해 소화 요소가 포함돼 있어 장루 주위 피부가 화끈거리고 따갑거나 가려움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결장루는 대개 변에 소화 효소가 남아 있지 않아 장루 주위 피부 손상이 적지만, 이것도 결장루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상행 결장루는 소화 효소가 함유된 묽은 변이 배출되며, 횡행일지라도 결장루가 오른쪽에 치우치면 묽은 변이 나온다.

삶의 질 높이려면 제도적 지원 확대해야
통상적으로 장루주머니가 채워지지 않더라도 피부판 밑으로 배설물이 흘러내리거나 따갑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있으면 즉시 새것으로 교체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변이 묽고 가스 발생이 빈번한 회장루 환자는 더욱 자주 교체해줘야 한다. 수술 직후에는 하루에도 피부판을 4~5개씩 교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치료재료의 개수가 정해져 있다. 한 주에 최대 4개까지 건강보험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외적으로 피부 합병증이 생긴 경우 등에만 추가분이 인정되나 기존 4개를 포함해 최대 7개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다.

정순섭 교수는 “장루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필수품과 다름없는 치료재료에 대한 제약부터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루주머니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루 주변 부위 피부가 분변이나 장내 효소로 인해 자극을 받아 피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교체 주기가 길어지게 되면 위생 문제도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사용 개수를 제한하는 것은 환자가 심리적·신체적으로 위축될 수 있으며, 의학적 측면에서도 적절치 않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 프랑스 등 해외 국가에서는 치료재료 사용 개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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