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10명 중 1명 "병원 내 감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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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의료기관 감염관리 실태조사 결과

한의사 10명 중 1명은 최근 1년 내 병원 내에서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규모가 클수록, 면허 취득 기간이 짧을수록 경험률이 높았다. 우석대 한의과대학 연구팀은 11일 '한의 의료기관 감염관리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대한한의사협회에 소속된 전국 한의사 645명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한의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보건소(보건지소) 등 다양한 근무처에서 일하는 한의사를 대상으로 감염 관리에 대한 인식과 실태 조사를 벌였다. 

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한의 의료기관 내에서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를 경험한 비율은 7.8%로 10명 중 1명에 달했다. 면허 취득 기간이 짧을수록, 일반의 대비 전문의의 경험이 많았다. 근무처 별로는 한방병원 한의사의 경험률이 15.7%로 가장 높았고 보건소 10.3%, 한의원 5.8%, 요양병원 3.2% 순이었다. 특히, 한방병원은 10건 이상 감염 추정 사례를 경험했다는 비율도 2.5%나 됐다.

감염 추정 사례는 침 시술 후 알코올 솜 소독이 이뤄지지 않거나 염증이 더 심해진 환자 등이었다. 특히, 침을 맞은 뒤 봉와직염에 걸린 환자가 많았는데 응답자 가운데는 환자에게 이를 보상해준 경우도 있었다.

반면에 한의 의료기관의 감염 대비와 인식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사의 약 10%는 침 시술 전 시술 부위에 소독을 매번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근무처별로 ‘항상 소독한다’는 응답이 보건소(보건지소)가 96.6%로 가장 높았고 한의원은 81.3%로 가장 낮았다. 혈액, 체액, 분비물, 배설물 등을 접촉하기 전 장갑을 대체로 착용하는 경우는 60.7%, 환자의 점막이나 손상된 피부를 접촉하기 전 장갑을 대체로 착용하는 경우도 62.8%에 불과했다.

한방병의원 내 감염 관리자가 지정된 경우는 전체의 41.4% 수준에 그쳤다. 정기적인 감염관리 교육이 진행되는 곳은 전체의 절반 수준이었다. 기존에 협회 차원에서 제작한 '한의 의료기관 원내 감염 예방 지침'에 대해 한의사 3명 중 2명(68%)이 잘 알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요양병원 한의사 중 이 예방 지침을 알고 있는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연구팀은 "한의 의료기관은 의원 등 소규모인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개별 의료기관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수행하기가 어렵다"며 "관련 학회나 협회가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의계 감염관리, 의료사고 예방, 환자 안전 등을 포괄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공동 조직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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