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쐴 때 뒷목 뻐근, 혀 얼얼 … 안면마비 '신호'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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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마비 올바른 대처법

김모(35)씨는 가을만 되면 불안하다. 2년 전 가을, 심한 몸살을 겪은 다음 날 갑자기 오른쪽 얼굴에 안면마비가 발생했다. 혀가 마취한 듯 얼얼해지면서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져 사회 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김씨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먹으며 얼굴 대칭을 회복했지만, 날씨가 추워질 때면 또 안면마비가 생기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면마비의 가장 큰 원인은 면역력 저하다. 체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활성화되면서 얼굴로 향하는 말초신경에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날이 추워질 때 안면마비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다.

이때 신경의 상류(뇌)가 아닌 하류(말초신경)에 영향을 미쳐 증상도 한쪽에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배종석 교수는 “신경이 부어 두개골 내 ‘터널(뼈)’에 끼면, 전기신호가 차단돼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환자 절반 이상은 마비가 시작되기 뒷목이 뻐근해지는데, 이는 안면신경이 지나는 ‘터널’이 귀 뒤쪽에 위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면마비는 감기처럼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염증이 줄면 마비된 신경이 두세 달 내로 자연히 풀린다. 단, 안면마비가 뇌졸중과 같은 뇌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게 바람직하다. 배 교수는 "이마 주름을 만드는 뇌 신경은 양쪽에 분포돼 상호 보완이 가능하지만 말초 신경은 그렇지 않다”며 “얼굴에 마비가 오는데 이마의 주름살이 잡힌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안면마비는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크다. 스테로이드를 통해 염증을 줄이고 물리치료를 받으며 굳어있는 안면 근육을 풀어주면 신경 압박을 조기에 해소해 회복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 배 교수는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도 실제 신경 손상은 경미한 경우도 많다. 반대로 겉보기엔 약한 마비라도 속으로는 전기 신호가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신경이 망가진 경우가 적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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