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때 살 찌면 안 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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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 수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비만 환자에게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질환이다.

코로나19 사례에 대한 보고서가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에 오르면서 밝혀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노인이 합병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았는데 그 이유는 심혈관 질환, 당뇨병 같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보건의료계는 지속해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수많은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민족별, 성별, 경제 그룹별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직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이르지만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비만이 코로나19의 중요한 위험 요소라는 점을 암시한다.

BMI 30 이상의 비만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의 영향력을 분석한 이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모든 면에서 다른 사람보다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더 컸다. 특히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할 위험은 113%, 집중 치료 위험은 74%,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은 48% 높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만 환자의 사망 위험이 48% 높다는 건 예상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여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은 1975년 이후 세 배가 됐다. 2016년에는 과체중 이상의 인구가 19억 명을 넘었고, 그 중 6억5000만 명은 비만이다. 비만의 원인은 복잡하다. 신체적·심리적·환경적으로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이 복합돼 있다. 비만은 기대 수명을 줄이고 약 200개의 질병·합병증과도 관련 있다. 비만인은 종종 사회적 낙인에 괴로워하고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러한 모든 이유로 비만은 의학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불행히도 많은 정책 입안자, 건강 시스템, 일부 의료 전문가로 인해 비만이 질병으로 취급되지 않아 비만에 대한 관리 전략과 건강 관리 규정이 부족한 게 안타까운 실정이다.

비만은 위험요소가 아닌 ‘질병’이다. 비만 환자는 질병 관리에 필요한 지원과 전문적인 치료가 부족하고 종종 질병 관리 측면에서 자신은 소외됐다고 느낀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하고 포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현시점에서,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집단인 ‘비만 환자’가 직면한 실질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대국민 건강 의제로 '비만' 추가해야

지금 같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그에 따른 방역 조치로 인해 비만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서도 ‘확찐자’ 또는 ‘살찐자’라는 소리가 유행할 정도로 요즘은 체중관리가 힘든 시기다. 많은 사람이 신선한 농산물에 덜 의존하고 가공식품에 더 의존하는 데다 운동 시설마저 폐쇄돼 살찌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

현재 등교가 금지된 상태로, 학교에서 제공되는 균형 잡힌 급식을 놓쳐 성장기 청소년의 영양 균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균형 잡힌 영양, 충분한 수분 공급과 신체 활동은 비만 환자의 면역 체계 유지에 도움될 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 감염병 발병 위험을 줄여 코로나19 예방에 필수적이다.

개인은 개인대로 홈트레이닝처럼 실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음식을 배달시킬 때 이왕이면 패스트푸드보다는 건강한 신선 식단을 주문하는 게 코로나19의 위험 요인인 비만을 줄이는 첫걸음이다. 나아가 정부는 코로나 상황에서 대국민 건강 의제로 ‘비만’을 추가하고, 비만 환자를 고위험군 만성 질환자와 마찬가지로 분류하는 등의 조처를 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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