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회 먹지 말아야 할 질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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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증 환자, 비브리오 감염 위험 있어

초기에 자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 때문에 간질환은 진단이 늦어져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특히 간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대부분 비특이적이고 조기 간암에서는 증상이 거의 없어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적인 감시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송명준 교수의 도움말로 간암의 고위험군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간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 간경화 즉, 간경변증이 있다. 그 원인으로는 만성 B형, C형 바이러스 간염, 음주,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자가면역성 간질환 등을 들 수 있다.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후에는 1년에 2~6%에서 간암이 발생하게 되며, 전체 간암 환자의 약 80%는 간경변증을 동반한다. 따라서 간경변증이 있거나 B형, C형 간염바이러스의 보유자는 간암의 고위험군으로 감시 검사의 대상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30세 이상 남성, 40세 이상 여성으로 간경변증이 있거나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 등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권하고 있다.

국가에서 국가암검진사업의 하나로 국내에서 높은 5대 암에 대해 검진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검진 대상은 꼭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환자에서는 무기력, 피로감, 상복부 불쾌감, 오심, 구토,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진행된 경우에는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복부 팽만감을 느끼거나 통증을 호소할 수 있고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간암의 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간암 부위를 떼어내는 절제술과 간 전부를 떼어내고 공여자의 간을 붙여주는 간이식의 방법이 있다. 간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 중 하나로 알려진 절제술은 암의 크기가 작고 간 기능이 좋은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만성 간염, 간경변증 등이 있는 경우 간의 재생 능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간부전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수술 전 간암의 정도뿐 아니라 간기능의 상태를 정확히 측정해 절제해야 한다. 간이식은 일반적으로 종양이 하나인 경우는 5cm보다 작고, 개수가 3개 이하인 경우는 제일 큰 것이 3cm보다 작으면서 혈관 침범의 증거가 없는 경우가 기준이 된다. 기준에 따라 간이식을 하면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르고 재발률 또한 15%보다 낮출 수 있다.

경동맥 화학색전술은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간동맥을 막아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1회의 시술을 위한 입원 기간이 수일 정도로 짧고 반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다른 치료법에 비해 치료대상의 제한이 적고 간기능이나 전신 상태에 영향을 적게 받는 등의 장점이 있어, 간암 치료 성적의 향상에 기여하는 우수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항암약물을 함유한 작은 구슬(drug eluting bead)을 이용해 색전술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시술로 인한 간독성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경동맥 화학색전술에 비해 간암 치료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고주파 열치료는 세포에 섭씨 50~60도 이상의 온도로 열을 가해 단백질이 변성돼 괴사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주로 수술적 절제가 어렵거나 간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에서 5cm 이하의 종양 한 개가 있거나, 3cm 이하의 종양이 3개 이하로 있는 경우 사용된다.

진행성 간암에서 시행되는 항암약물치료에는 표적 항암약물치료, 간동맥을 통해 암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간동맥주입 화학요법이 있다. 특히 간동맥주입 화학요법은 항암제를 간동맥에 직접 주입해 간암에 고농도의 항암제를 전달하면서도 전신적인 부작용이 적게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 간동맥주입 화학요법은 주로 혈관 침범이 동반된 간세포암종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경동맥 화학색전술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진행성 난치성 간암에 대한 치료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송명준 교수는 “간암 환자의 대부분은 음식은 제한되지 않으므로 자유롭게 먹어도 되지만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여름철에 회를 먹는 것은 비브리오 감염의 위험이 있어 피하도록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증되지 않은 보조 식품이나 민간요법은 자칫 간기능이 저하된 간암 환자에게 간기능 악화를 야기돼 치료를 지속하지 못하게 하거나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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