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기능 약하고 속이 찬 사람, 찹쌀·닭고기·부추 도움

인쇄

한방으로 본 여름철 장 건강 지키는 식습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차가운 음료나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시원함을 느껴 더위가 가시는 것 같지만, 평소 장이 약한 사람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가뜩이나 약한 장을 예민하게 만들어 과민대장증후군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날 것이나 찬 음식을 ‘생냉지물(生冷之物)’로 지칭한다. 위장을 상하게 하고 비위를 약하게 한다는 뜻에서다. 찬 음식은 일시적으로는 몸을 시원하게 만드는 것 같지만, 위장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찬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소화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음식물 소화가 잘 안 되고 배탈, 설사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찬 음식에서도 식중독균인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있어 장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과민대장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월에 23만42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여름철엔 습하고 덥지만 이렇게 더워진 환경에 비해 인체는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이 차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환경이 장 기능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찬 음식을 자주 먹어 배탈이나 설사, 복통이 이어지면 과민대장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과민대장증후군은 만성 기능성 위장관 질환 중 하나로 대장내시경 등 각종 검사상에는 특별한 질환이 관찰되지 않는다. 그러나 복부 팽만감 등 복부 불편감이 반복되고 복통, 설사, 변비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를 동반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종,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흔한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약 7~8%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최근 6.6%의 유병률로 이와 유사한 수치가 보고됐다.

성질 따뜻한 음식 선택, 설사엔 ‘마’ 효과적
한의학에서는 체질과 평소 증상에 맞춰 과민대장증후군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체질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하고 속이 찬 경우라면 음식을 먹을 때 성질이 따뜻한 음식(찹쌀, 닭고기, 부추 등)을 선택하고 성질이 찬 음식(돼지고기, 빙과류, 녹두 등)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아랫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도 잦은 경우라면 마를 활용하면 좋다. 평소 변비가 심한 사람은 야채류나 수분 섭취를 늘린다. 그래도 변비 증상이 지속하면 알로에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속이 차고 냉한 경우라면 오랫동안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름을 건강하게 나려면 무더위를 어느 정도 견뎌내야 한다. 하지만 평소 땀이 많거나 조금만 더워도 기운이 떨어지는 경우, 습도가 높으면 컨디션이 떨어지는 사람은 그저 고통스럽다. 이런 경우 소화기능을 높이고 체내 기운을 보강할 수 있는 보양요법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삼계탕이나 전복, 장어와 같은 고단백의 보양식이 도움될 수 있다. 또한 근력이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비교적 날이 뜨겁지 않고 햇빛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 때를 활용해 가볍게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덥다고 에어컨 바람만 쐬면 ‘한사(寒邪, 차가운 기운)’에 ‘정기(正氣, 체내 기본적인 체력 혹은 면역력)’가 손상될 수 있으니 적절한 운동을 곁들이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