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형 고교생, 우울증 발생 위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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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보라매병원 구대림 교수, 고등학생 8565명 대상 연구

늦게 자고 늦게 깨는 ‘올빼미형 수면습관’을 가진 청소년은 우울증 발생 위험이 약 2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구대림 교수 연구팀은 청소년의 수면 시간대와 우울증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1일 발표했다. 고등학생 8565명을 대상으로 주 수면시간대 분석에 이용되는 ‘아침형-저녁형 설문 조사(MEQ : Morningness-Eveningness Questionnaire)’ 및 ‘벡 우울척도(BDI : Beck Depression Inventory)’ 검사 결과를 종합해 청소년기 취침패턴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청소년의 수면시간대와 우울증 발생 사이의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주 수면시간대에 따른 우울증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올빼미형) 수면습관을 가진 청소년(11≤MEQ<23)은 균형 있는 수면습관을 가진 청소년(27≤ MEQ<41)에 비해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무려 1.7배가량 상승했다. 반면, 평일에 밀린 잠을 주말동안 2시간 이상 보충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민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청소년기에는 학업이나 진로, 대인관계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쉽게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성인 우울증과 달리 청소년 우울증은 짜증이나 분노와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데, 보호자가 이를 반항심으로 여겨 다그치거나 본인도 증상을 알리지 않고 숨기는 경우가 많아 한번 발생하면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구대림 교수

이번 연구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청소년기 우울증 예방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구 교수는 “신체가 휴식을 취하는 밤 시간대에 깨어있거나, 잠이 부족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서적 문제가 청소년 우울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하는 등 저녁형 수면패턴을 가진 청소년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학부모는 자녀의 수면습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회지 ‘Journal of Sleep Research’에 지난 5월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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